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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적어도 '투수' 오타니는 살아났다.
99개의 공을 던진 오타니의 직구 구속은 최고 100.3마일, 평균 97.2마일을 찍었고, 상대 타구의 평균 속도는 81.4마일로 시즌 평균 88.7마일을 크게 밑돌았다. 그만큼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드물었다는 얘기다. 오타니가 허용한 보스턴 타자의 최고 속도 타구는 6회말 JD 마르티네스가 친 2루타로 102.8마일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90마일 미만이었고, 탈삼진 자체가 많았으니 에인절스 수비진은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눈여겨 볼 것은 오타니의 탈삼진 퍼레이드다. 1회말 투구 시작과 함께 선두 트레버 스토리를 89마일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 라파엘 데버스를 81마일 커브로 낫아웃 삼진, 잰더 보가츠를 3구 삼진으로 각각 처리했다. 폭투로 데버스가 출루했지만, 4번 마르티네스를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까지 5경기에서 26⅓이닝을 투구해 볼넷 5개, 탈삼진 41개를 기록했다. 탈삼진 부문서 아메리칸리그 공동 2위에 올랐다. 규정이닝(27이닝)을 넘기지 못했음에도 탈삼진 부문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9이닝 평균 탈삼진 비율이 14.01개다. 이 부문 전체 1위 탬파베이 레이스 셰인 맥클라나한(14.00개)보다 높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순위권에 없을 뿐이다. 162경기 기준 이 부문 한 시즌 최고 기록은 2019년 게릿 콜의 13.82개다. 콜은 그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12⅓이닝을 던져 32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AP에 따르면 이날 오타니는 보스턴 타자들을 상대로 29번의 헛스윙을 유도했는데,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이자 올시즌 전체 투수들 중 최다 기록이다.
오타니는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을 때려내며 그야말로 투타 겸업의 진수를 보여줬다. 103년 전인 1919년 9월 21일 보스턴 베이브 루스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4번타자 및 투수로 선발출전해 4대3 승리를 이끈 바로 그 곳에서 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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