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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8K 오원석-10K 고영표 명품 투수전' 그리고 고개 갸우뚱한 타자들 [수원 포커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4-06 20:53 | 최종수정 2022-04-06 21:20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2022 KBO리그 경기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SSG 오원석이 6회말 2사 1루 우익수 한유섬이 KT 장성우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자 미소짓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06/

[수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오원석과 고영표가 보여준 명품 투수전, 그리고 스트라이크존.

저녁이 되자 쌀쌀해진 날씨, 그 추위를 녹여준 명품 투수전이 수원에서 나왔다. 타자들이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이, 두 투수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6일 수원 KT위즈파크. 이날 SSG는 신예 좌완 오원석, KT는 국가대표 사이드암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전 예상은 고영표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승부. 지난해 11승을 거둔 투수로 특히 SSG에 강했다. 지난해 SSG전 5경기에 등판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원석도 무시할 수 없었다. 2020년 SK(SSG 전신)가 1차지명한 유망주.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7승을 따내는 등 경험을 쌓았다. SSG 김원형 감독은 올시즌 그를 선발진의 한 축으로 키워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1회 고영표가 일격을 맞았다. SSG 4번 한유섬에게 통한의 스리런포를 맞은 것. 이 때까지만 해도 이 홈런이 결승 홈런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었다. 막강한 타선을 갖춘 KT가 따라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오원석이 시즌 첫 등판을 기다렸다는 듯 무섭게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 147km에 주무기인 커트와 체인지업을 섞어 KT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3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중심 박병호와 헨리 라모스를 연속 삼진 처리한 게 하이라이트. 이 위기를 넘기자 자신감을 얻은 듯 큰 위기 없이 6이닝을 소화했다. 삼진을 무려 8개나 뽑아냈다. 볼넷은 2개 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투구였다.

1회 정신이 번쩍 든 고영표도 멋진 투구로 오원석에 맞섰다. 오원석보다 긴 8이닝을 소화했고, 삼진은 10개를 채웠다. 정말 잘 던졌다. 하지만 1회 홈런이 고영표를 울렸다. 타선 지원이 너무 열악했다.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2022 KBO리그 경기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1,2루 SSG 한유섬이 우월 3점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KT 고영표가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06/

명품 투수전을 만든 배경이 있었다. 개막하자마자 논란이 되고 있는 스트라이크존. 하루 전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가 판정에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하며,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촉발되고 있다. KBO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이날 유덕형 구심이 그 KBO의 의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상-하 높낮이 뿐 아니라 좌-우 선에 걸치는 공들에 여지 없이 손이 올라갔다. TV 중계 화면을 봤을 때 빠졌다고 생각되는 공들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중요한 건 일관성. 키움 홍원기 감독도 이용규 건에 대해 넓고, 좁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관성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 구심은 양쪽 모두에게 똑같은 기준을 세웠다. SSG 최지훈도, KT 장성우도 삼진을 당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 외에도 많은 타자들이 한숨을 쉬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타자들이 불만을 갖기보다,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을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 될 듯 하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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