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프로의 벽'은 역시 높은 것일까.
내용을 뜯어보면 이틀 간의 모습엔 차이가 있다. 개막전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친 김도영은 타석에서 총 17개의 공을 봤다. 3구 이내 승부는 중견수 뜬공에 그친 세 번째 타석이 전부였다. 나머지 세 타석에선 상대 투수와 5구 승부를 펼쳤고, 커트도 해내는 등 능숙한 타격을 선보였다. 그런데 이튿날 5타석에선 모두 3구 이내에 배트가 나왔고, 승부도 결정됐다.
이틀 간의 변화 이유는 무엇일까. 긍정적으로 보면 개막전을 치르면서 부담감이 상쇄됐고, 첫날 눈에 익은 상대 투수와의 승부에 대한 자신감이 작용했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3일 경기에서의 타격에선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 첫 타석에서 툭 갖다 댄 타구만 중견수 뜬공에 그쳤을 뿐, 나머지는 모두 내야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타석에선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과의 승부에서 두 개의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내고 턱없는 유인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즌 초반 집중견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탈 고교급 선수'로 주목받았던 김도영은 시범경기 타율 전체 1위(4할3푼2리)를 찍었다. 당연히 상대 투수 입장에선 경계 대상이었고, 그만큼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드는 쪽을 택할 것으로 보였다. 투수들이 구위-제구 확인에 중점을 두는 시범경기와 '진짜 승부'인 정규시즌에서의 투구가 바뀐다는 점도 김도영의 초반 고전 배경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두 경기 무안타의 결과만 놓고 김도영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들이다.
다만 두 경기 결과가 김도영에게 끼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있다. 주변 뿐만 아니라 스스로 큰 기대를 품고 나섰을 2연전에서 기대만큼의 결과를 이뤄내지 못한 게 조급함으로 이어지고, 결국 부진을 반복하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
KIA 김종국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 그는 26년 전 대졸 신인으로 개막전 리드오프로 나섰던 시절을 회상하며 "나는 대학 시절 대표팀 경험까지 하고 데뷔했는데도 만원 관중 앞에 서니 위축됐던 기억이 난다. (고졸 신인인) 김도영은 얼마나 긴장됐겠느냐며 "마음속으론 긴장했을 것 같은데, 전혀 티를 안 내더라. 표정도 한결 같고 자기 스윙도 할 줄 알더라"고 오히려 대견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수의 공은 아무래도 치기 쉽지 않다. 약점을 잡히면 향후 공략이 쉽지 않으니 앞으로 잘 대비하면 된다"며 "앞으로 팀의 기둥이 될 젊은 선수다. 잘하고자 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한 경기 결과로 기죽을 필요 없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틀 간의 내용과 결과는 김도영이 여전히 신인 선수임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백지상태'와 같은 신인이기에 결과를 인정하고, 실패 속에서 문제점을 찾기도 쉽다. 여전히 김도영을 주목해야 할 시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