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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한화전이 열린 3일 잠실구장. 두산의 1대0 승리로 개막 2연승을 달렸다.
뜨거운 축하가 이어졌다.
경기를 마친 한화 주장 하주석이 끝까지 남아 꽃다발을 전했다. 두산 주장 김재환과 김태형 감독도 꽃다발로 은퇴를 축하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의 기록달성 트로피 전달, 전 풍 사장의 순금트로피와 유니폼 액자 전달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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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끝난 뒤 홈플레이트 앞에 마련된 특별 단상에 오른 유희관은 참았던 눈물을 글썽거리며 마이크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두산베어스 유희관입니다"라고 입을 연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수십번 말한 건데 '두산베어스 유희관입니다'라고 말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속상하고 안타깝고 슬픈 하루"라며 울먹였다.
이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저를 혼내시면서 정신차리게 하고 아껴주신 김태형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두산 모든 코치님, 트레이닝 파트 코치님들이 계셨기에 이 자리에 있다. 가족보다 더 자주 보고 같이 땀 흘렸던 두산 선후배 동료들, 같이 야구했던 순간들은 순간들 죽어서도 잊지 못하고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모님과 과거 은사, 주위 분들께 감사를 전한 유희관은 "말해도 말해도 부족함이 없는 팬 여러분들은 제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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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측 덕아웃에서 은퇴식을 지켜보던 두산 동료들은 29번이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마운드 위 유희관에게 다가와 기념촬영과 함께 헹가레로 옛 동료의 꽃길 같은 미래를 기원했다. 유희관은 1루측 팬들에게 다가가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장충고-중앙대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6라운드 42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느림의 미학. 온갖 편견을 딛고 특급의 상징 100승 투수로 우뚝 섰다.
느리지만 가장 빠르게 달려온 그 길이 볼이 빠르지 않은 투수들에게 좌절 대신 희망의 등불이 됐다.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그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진정한 승자로 잠실벌에 이름 석자를 묻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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