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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존 확대 앞두고 왜' 제구왕의 아쉬운 은퇴...반전 꿈꾸는 4인의 노장 아티스트[SC포커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1-19 09:55 | 최종수정 2022-01-19 20:54


우규민 장원준 송은범 정우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00승 투수 유희관(36·두산)이 은퇴를 선언했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유희관이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한다"고 발표했다.

유희관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획을 그은 인물이다. 최고 구속 130㎞의 느린 공으로도 위대한 투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온 몸으로 보여줬다.

실제 그는 프로통산 101승(69패)을 거두며 장호연의 베어스 선수 최다승(109승)을 노렸다. 2013년 부터 2020년까지 8시즌 연속 두자리 수 승수(역대 4번째)를 거둔 꾸준함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느린 공으로도 험난한 프로에서 롱런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제구력에 있었다. 바깥쪽으로 공 하나씩 넣었다 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 정교함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한 물밑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부쩍 좁아진 S존은 유희관의 조기은퇴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4승(7패)에 그치며 8년 연속 이어온 두자리 수 승수가 끊기자 유희관은 기로에 섰다. 결국 "후배들을 위해 물러날 때"라며 결단을 내렸다.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위기를 넘긴 두산 유희관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9.12/
마땅히 존중해야 할 선택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올시즌 부터 넓어질 S존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KBO는 국제대회 경쟁력을 제고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진행을 위해 올시즌 부터 기존에 넓어진 S존을 철저히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겨우내 이 부분을 심판진에게 강조하고 있다. 의미 있는 변화가 이뤄질 전망.


변화의 핵심은 타자 신장에 연동한 높낮이와 바깥쪽에 상대적으로 후한 판정. 타자 몸쪽 하이패스트볼과 바깥쪽 낮게 가라 앉는 공을 잘 던지는 투수가 유리하다.

시즌 내내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전제 하에 유희관은 변화될 S존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선수 중 하나였다.

유희관은 아쉽게 은퇴를 택했지만 각 팀의 불펜을 책임지는 베테랑 컨트롤 아티스트들로선 반전의 기회다. 대표적인 선수가 한화 정우람(37), 삼성 우규민(37), 두산 장원준(37), LG 송은범(38)이다.

힘보다는 강약조절을 동반한 타이밍 싸움과 칼날 제구로 상대를 제압하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좁아지는 S존 탓에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S존이 확대가 현실화 될 경우 제구와 경험을 동반한 베테랑 불펜 투수들로선 재발견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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