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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성민규 단장 취임 이래 선수 계약에 '합리화'를 추구해왔다.
FA 시장 초반 정 훈은 손아섭에 비해 이동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지목됐다. 보상 규모가 적은 C등급이기에 운신의 폭이 넓은데다, 1루수 뿐만 아니라 중견수까지 커버할 수 있는 활용 범위, 최근 두 시즌 간의 타격 상승세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적지 않은 나이인 그에게 장기 FA 계약을 제시하는 팀이 나올지는 미지수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 훈의 협상 창구는 친정팀 롯데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롯데와 정 훈의 협상은 어떻게 흘러갈까.
롯데를 향한 정 훈의 충성심은 여전하다. FA자격 취득 후에도 롯데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충성심과 선수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 오랜 기간 롯데를 위해 헌신해온 정 훈의 협상 결과는 내부 동료, 후배 뿐만 아니라 외부 선수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롯데는 그동안 FA 협상 과정에서 일명 '48시간룰'을 즐겨 써왔다. '합리적' 산출 과정을 거쳐 책정한 최종 오퍼를 선수에게 제시하고, 48시간 내에 수락 여부를 결정하라는 식이었다. 이를 통해 오버페이를 막고 협상 주도권을 쥐는 효과를 얻었다. 다만 48시간룰의 적용법엔 차이가 있었다. 롯데가 FA계약을 성사시킨 전준우, 안치홍, 이대호에겐 48시간룰이 적용되지 않았다. 오랜 조율 과정을 거쳤고, 협상 시간도 길게 부여했다. 계약시점 기준으로 이들보다 나이가 많고 '필수전력' 꼬리표를 붙이긴 어려운 정 훈이 48시간룰을 벗어난 협상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는 정 훈 잔류를 추진하되,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외부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손아섭이 NC행을 택한 뒤 롯데 안팎의 민심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성 단장은 최근 정 훈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물밑에서 오가던 양측 계약에 결정권자와 당사자가 만난 것은 결말에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 과연 롯데와 정 훈의 협상은 어떤 결말에 다다를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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