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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현재 어린 학생들이 야구를 시작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엘리트체육'이라 부르는 초중고 소속 야구팀에 입단하는 것과 '클럽체육'이라 부르는 지역구별 리틀야구, 주니어팀에 입단하는 방법이다.
물론 무조건 리틀야구-주니어팀의 절차만 거치는 것은 아니다. 이동도 많다. 리틀야구에서 소질을 보이는 선수들은 엘리트팀으로 진학한다. 주니어팀도 마찬가지다. 주니어팀에서 상위권 선수들은 대부분 인근 고교 야구팀으로 진학한다. 반대로 중학교 엘리트 야구팀에서 발탁되지 못하거나, 백업 후순위로 밀려난 선수들의 경우 주니어팀 이적을 택하기도 한다. 엘리트팀 선수들은 모두 같은 학교, 같은 팀에서 뛰는 반면, 주니어팀은 각자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운동을 하기 위해 모인다. 합숙 훈련은 방학 때만 가능하고, 통학 방법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주니어팀이라고 무시할 수 없다. 이들 역시 야구선수가 되고싶은 진지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구슬땀을 흘린다. 그중에서도 영등포 주니어팀은 정진우 감독이 7년전 창단때부터 지금까지 이끌어오며 전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열리기로 예정됐던 총 6개 대회 중 코로나19 여파로 전후반기 1개씩 총 2개 대회가 취소됐지만, 나머지 4개 대회가 정상 개최됐다. 영등포 주니어팀은 그중 1번의 우승, 1번의 준우승 그리고 1번의 3위를 차지했다. 거의 매년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정도로 좋은 성적을 유지 중이다.
정진우 감독도 비록 프로 지명은 못 받았지만, 학창시절 내내 아마추어 야구 선수로 뛰었다. 정 감독은 "7년전 중학교 야구팀에 선발되지 못한 아이들 4명을 맡으면서 주니어팀을 시작하게 됐다. 벌써 이만큼의 시간이 지났다. 엘리트팀과 클럽 활동을 택해야 하는 야구 꿈나무 선수들은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는다. 리틀야구를 하다가 중학교 야구팀에 선발됐어도 '엘리트 출신'이 아닌 것에 대해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 야구를 늦게 시작해서 경쟁율이 쎈 학교에 들어갔다가 마음을 다치는 아이들도 있다"면서 "우리 팀에서는 올해 5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다행히 모두가 고교 야구팀에 배정됐다"며 웃었다.
영등포 주니어팀 가운데 올해 중학교 3학년인 홍승규(서울디자인고), 홍석진, 임선규, 김정민(이상 우신고), 최세빈(충훈고) 등이 진학을 결정했다. 영등포 주니어팀은 오는 5일 졸업생 VS 재학생 고별 자체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몇년간 함께 했던 선배들 그리고 후배들이 야구를 하는 미니 청백전이다.
선수 지도 외에도 정진우 감독의 매해 이어지는 고민은 선수 수급과 진학이다. 새로운 선수는 늘 부족하고, 또 고교 진학을 도와주는 게 주니어팀 감독의 숙명과도 같다. 정진우 감독은 "중학교팀 감독이나 야구팀들을 찾아가서 혹시 추천해줄만 한 선수 없냐고 거의 애원하는 수준으로 데려오고 있다"면서 "주니어팀은 지역구별로 팀이 만들어져있지만, 꼭 그 지역에 사는 선수만 뛰는 것은 아니다. 수급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멋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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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리그 결승을 끝으로 주니어팀의 2020시즌도 막을 내렸다. 정진우 감독은 "1회 선수 중 1명이 현재 한양대 야구팀 2학년이다. 앞으로 10년 안에는 프로에 가는 선수도 나왔으면 좋겠다"며 "이제 5명이 졸업하면 12명이 남는다. 새로 들어올 수 있는 선수가 있는지 다시 수소문을 해야 한다. 남은 친구들과 12~1월 동계 훈련 잘하고, 내년 2월말부터 시작되는 대회부터 다시 준비하겠다"며 웃었다. 지도자로서의 열의가 가득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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