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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가 창단 9년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숱한 스토리가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한국시리즈 전경기 개근의 '택진이형' 김택진 구단주, 형님 리더십을 발휘한 이동욱 감독의 지략, 2승1세이브를 거둔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 가을에 돌아온 비밀병기 구창모, 미국을 향하기전 친정팀에 불방망이를 선사한 나성범. 그리고 또 한명. 주장 양의지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NC에 온 뒤로 말이 없던 양의지는 서서히 변화를 마음먹었다. 2020년 주장으로 시즌 초반 어린 선수들을 하나둘 불러 다그치기 시작했다.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질책하고, 때로는 눈을 부라리고 야단도 쳤다. NC선수들은 자신들이 받는 것에 비해 열정을 전부 토해낸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였다.
NC 구단 관계자는 "양의지 선수는 베테랑들이 어린 선수들을 다그친다고 선수단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양의지 선수가 이동욱 감독에게 긴급 면담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양의지 선수가 이동욱 감독에게 '저부터 먼저 선수들이 보는 자리에서 크게 혼을 내 주십시오. 그래야 제가 후배들에게 다른 부분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동욱 감독은 며칠 뒤 선수단 미팅에서 양의지와 박민우 등 고연봉 선수들의 솔선수범과 책임감을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이례적이었다. 이 사건은 코칭스태프부터 주장, 베테랑 선수, 신진급 선수들까지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동욱 감독은 늘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코칭스태프가 위에서 부터 발휘하는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그라운드에서 발현되는 힘은 선수들 내부에서 나온다. NC는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팀이다. 수년간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화끈한 마침표는 찍지 못했다. 양의지는 부족했던 마지막 퍼즐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정답은 그라운드에 온전히 쏟아내는 열정, 바로 그것이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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