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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잊을 만 하면 한번씩 불거지는 사인 훔치기 논란.
SK 덕아웃 근처까지 다가오자 삼성 최태원 수석코치가 급히 나와 막아섰다. 박경완 감독대행과 조동화 코치 등 SK 코칭스태프가 덕아웃 밖으로 나와 강 코치를 만류했다. 최경철 코치를 향해 삿대질까지 하며 격앙된 모습이던 강명구 코치는 만류 속에 SK 벤치쪽 돌아보며 "내가 타자들 한테 알려줬어?"라고 소리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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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박해민 도루에 이은 또 한번의 도루 성공. SK 벤치가 예민해졌다.
강명구 코치와 1980년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최경철 코치가 "포수 사인을 보고 가르쳐 주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 한마디가 강명구 코치를 자극했다.
최 코치와의 설전이 벌어진 배경이다.
주루 전문가 강명구 코치의 정확한 변화구 도루 타이밍 포착이 만들어낸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결국 강 코치가 SK측 덕아웃을 찾아 박경완 감독대행에게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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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와 타자의 대결을 물론, 배터리와 주자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오죽하면 '훔친다'는 뜻의 스틸이 도루가 됐을까.
속고 속이는 야구의 속성을 생각하면 암묵적 신사협정은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휴스턴의 포스트시즌 사인훔치기가 여전히 큰 앙금으로 남아 감정적 여파를 미치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게 야구다. 사인을 둘러싼 신경전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현역 시절 부터 투수 폼과 볼카운트 상황 등 도루타이밍 포착에 탁월한 노하우를 보유한 강명구 코치. 친구 코치의 사인훔치기 오해에 화가 났을 수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런 논란 자체가 어쩌면 야구의 속성에서 나온 숙명 같은 것일 지도 모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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