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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우린 5년간 해온 게 있으니까, 자신감이 있다. 밑에서 올라가는 입장이라 부담도 없다."
이때부터 두산의 '미라클' 본능이 눈을 떴다. 이후 두산은 11경기에서 9승2패를 질주하며 2위 KT 위즈에 단 1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승패마진 '+15'는 올시즌 최고치다. 이 과정에서 난적 한화를 상대로도 2연승을 거두며 상대전적을 7승7패 동률로 맞췄다.
돌아보면 김태형 감독은 두산이 완만한 하락세를 탈 때도 여유가 있었다. 그는 '큰경기 경험이 많은 두산이 막판 순위싸움에서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떨어질 거라는 생각을 해본적 없다"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타선 역시 뜨겁다. 팀 타율(0.322)과 OPS(출루율+장타율, 0.879) 모두 전체 1위다. 김재환을 비롯해 오재일 최주환 정수빈 등 주력 선수들의 컨디션이 모두 좋다.
14일 한화 전 직후 인터뷰에 임한 김재호는 "팀 성적에 따라 분위기가 오르락내리락했었다"며 치열한 순위경쟁 속 흔들렸던 시간을 돌아봤다. 하지만 "부담을 내려놓으면서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1승에 목말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큰 경기는 긴장하느냐 안하느냐 차이다. 누구 한명은 부담감에 바보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린 경험이 많아 자신감이 있다"며 잔여 시즌 및 포스트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두산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미라클'이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한때 9경기 차이로 앞서던 SK 와이번스를 따라잡으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에 입맞춤했다. 김태형 감독이 500승 기념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던 순간이다. 그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지난 5년간 3차례 우승(2015·2016·2019)을 차지한 두산이 또한번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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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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