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수 육성의 핵심은 구단의 장기적인 플랜이다. 육성이 안 된다? 구단의 방향성이 일관되게 유지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난 한화에 선수나 코치로 오랫동안 함께한 사람이 아니다.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경쟁 과정에서 잘하고 있는 선수를 밀어낼 이유는 없다. 하지만 기량이 비슷하면 어린 선수를 쓴다는 원칙을 세웠다. 키울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잘해준 것 같다."
최 대행의 성적은 36승2무63패(승률 0.364). 2할대 승률에서 허덕이던 한화를 탈꼴찌를 넘보는 위치로 끌어올렸다. 'KBO리그 사상 첫 100패'의 위기에서도 구해냈다. 3승만 더 추가하면 역대 시즌 최다패(97패, 1997 쌍방울·2002 롯데 자이언츠)의 불명예도 피할 수 있다. 그는 "난 2002년 한국시리즈 끝내기홈런 허용 투수다. 그거면 됐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기록을 깨뜨린 역대 최다 연패', '역대 최초 100패' 같은 타이틀은 피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10년 넘게 가을야구에 못가고, 선수 육성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는 일관성 문제다. 지속적인 성적을 원한다면 젊은 선수를 내주더라도 외부 영입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방향을 육성으로 잡았다면, 결승점까지 쭉 밀고 나가야한다. 스타트만 걸었다가 다시 방향이 바뀌어서 FA 영입하고, 그렇게 성적과 육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면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치게 된다. 아마 다른 팀들도 비슷할 것 같다."
감독 대행은 성적 부진으로 인한 경질이나 사임, 또는 건강 등의 이슈로 자리를 비운 사령탑을 대신하는 존재다. 출범 39년차를 맞이한 KBO리그에서 3명 이상의 감독 대행이 나온 해는 올해가 9번째, 프로 초창기 5년을 제외하면 6번째다.
한화는 올시즌 마무리를 최 대행의 손에 맡긴 상황. 아직 정규시즌 1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따라서 최 대행은 1995년 김우열(당시 쌍방울 레이더스, 102경기)을 넘는 KBO 역대 최장기간 감독 대행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하지만 올시즌 후 거취는 아직 미정이다. 한화 구단은 현재 최종 결정권자인 대표 이사도 부재중인 상황. 최 대행은 "한화에는 2군 감독으로 왔다. 지금은 임시로 맡고 있는 자리다. 끝나면 내 자리로 가야되지 않겠나"라며 답했다. '마무리 훈련' 여부에 대해서도 "난 모른다. (정민철)단장님께 문의하라"며 웃음으로 넘겼다. 감독 '대행'의 한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