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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후반기 들어 입담이 부쩍 좋아졌다.
그런데 롯데의 전력과 발걸음은 이런 허 감독의 입담이나 바람과 동떨어진 모습. 시즌 초반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개막 엔트리부터 이어진 구성에 변화는 거의 없다. 올 시즌을 2군에서 출발한 예비 전력 중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이승헌 정도다. 좋은 라커룸 분위기 속에서 부상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온 롯데지만, 투-타에서의 결정적 강점이나 발전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총력전도 마찬가지다. 허 감독은 남은 일정 중 특정 지점에서 불펜 연투를 중심으로 한 총력전 방안을 세워놓았다. 하지만 승차가 오히려 벌어지는 상황에서 롯데가 상황을 타개할 대응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승헌의 합류와 서준원의 불펜 전환이 실행되면서 사실상 '첫 D-데이'로 여겨졌던 20일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에서도 롯데는 이해하기 힘든 투-타 운영에 그치며 연패를 떠안았다. 허 감독이 의미한 'D-데이'와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매 경기 냉정한 판단과 기용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던 시즌 초반의 다짐과는 괴리가 크다. 그동안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서도 허 감독이 강조해 온 '운'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장면들이 이어져 왔던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부임 1년째를 향해 달려가는 허 감독에게 더 이상 데뷔 시즌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라는 우대는 성립할 수 없다.
지난해 꼴찌에 그쳤던 롯데의 5강 도전을 두고 '과도한 욕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허 감독 역시 시즌 초반 "지난해 승률 3할3푼이었던 팀"이라고 롯데의 전력을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최선의 결과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프로의 숙명, 8월 이후 승부를 암시했던 허 감독의 발언을 돌아보면 5강은 롯데와 허 감독이 증명하고 감당해야 할 과제다.
무게에 걸맞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입담은 반쪽짜리에 불과할 뿐이다. 올 시즌 끝자락 롯데의 위치는 그래서 중요하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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