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스토리] '집단 착각'이 빚은 김태형 감독 퇴장 '사건의 재구성'

두산 김태형 감독이 올 시즌 두번째 퇴장을 당했다. 다소 황당했던 이 상황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발생했다.

두산이 2-3으로 뒤지던 4회말 무사, 두산의 박세혁과 허경민이 각각 몸에 맞는 볼과 볼넷을 얻어 1-2루가 되었다.

후속 타자 페르난데스가 이우찬의 초구에 배트를 살짝 갖다 댄 것이 내야 뜬 공이 됐다. 이 공을 LG 3루수 김민성이 지면에 닿을 말듯 낚아 챈 후 곧바로 2루에 송구 했다. 2루수 정주현이 2루 베이스를 밟은 상태에서 볼을 잡았다. 3루를 향해 리드를 하고 있던 2루주자 박세혁은 이미 포스아웃이 된 상황.

그렇지만, 2루 주자 박세혁은 3루를 향해 뛰기 시작했고 2루수 정주현은 런다운 플레이를 시작했다. 2루주자 박세혁은 김민성이 원바운드 캐치를 했다고 생각해 3루를 향해 달린 것이다. 2루수 정주현 역시 최수원 3루심의 콜을 보지 못하고, 김민성이 원바운드 캐치를 했을 수 있다고 판단해 박세혁을 협살로 몰았다. 하지만, 최수원 3루심이 오른손을 들어 타자의 플라이 아웃을 선언한 상황이었으므로 불필요한 플레이였다.

정주현이 박세혁을 3루로 몰며 공을 던졌지만 받아주는 야수가 없어서 박세혁은 3루에 안착했고 LG 내야진은 협살 실패를 아쉬워 하는 장면이 잡혔다.

이때, 반전이 일어났다. 자신의 포구가 노바운드 캐치임을 알고 있었던 김민성이 3루심에게 강하게 어필했고 박세혁은 아웃 판정을 받았다.

심판의 판정도 한 박자 늦었지만 LG의 수비도 오해를 사기 충분한 상황, 김태형 감독은 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포구가 원바운드냐 노 바운드냐에 따라결과가 크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판독 결과는 타자 페르난데스 플라이 아웃, 2루주자 박세혁은 2루 포스아웃으로 원심대로 확정됐다.

김태형 감독은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해 계속 항의 하다 퇴장을 당했다. 선수들과 코치진, 심판들까지 어리둥절하게 했던 상황은 결국 감독 퇴장으로 마무리 됐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