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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규정 깡그리 무시하는 심판, 구단들은 불이익 두려워 눈치, 불신의 늪 이대로 괜찮은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08-24 09:00


2020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1, 3루 김웅빈의 폭투 홈쇄도 아웃 판정이 비디오판독에 의해 번복됐다. 하지만 제한시간인 3분이 지난 것에 대해 윌리엄스 감독이 나와 항의했다. 심판이 윌리엄스 감독의 퇴장을 명령하자 다시 한번 윌리엄스 감독이 손가락 3개를 들어보이며 심판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8.23/

[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BO리그 심판들의 오심과 이해할 수 없는 규정 어기기로 프로야구의 신뢰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2~23일 고척 키움전에서 승부처마다 울었다. 지난 22일 경기에선 8회 말 결정적 오심이 빌미로 작용해 3대4로 역전패했다.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1사 이후 장현식이 이정후에게 중견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다. 중견 수비력 하나만큼은 메이저리거 부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김호령은 즉각 반응해 펜스 앞에서 껑충 뛰어올랐다. 그리고 공을 가까스로 잡아냈다. 글러브 끝에 걸린 공은 빠져나오지 않았다.

헌데 2루심은 이정후의 타구를 2루타로 판정했다. 김호령이 잡은 공이 빠져나와 담장을 맞았다는 것이었다. 김호령은 곧바로 더그아웃을 향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손짓을 보냈다. 불행하게도 KIA에는 더 이상 비디오 판독 기회가 남아있지 않았다. 두 차례 비디오 판독을 2회 말과 7회 초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KIA는 항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결국 이정후의 타구는 2루타로 인정됐다.

문제는 논란의 오심이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는 점이다. 이정후의 2루타에 이어서 러셀이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고 김웅빈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온 뒤 허정협이 역전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KBO는 경기가 끝난 뒤 오심을 확인했다. 이미 KIA는 소중한 1승을 날려버린 뒤였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김호령의 캐치 장면) 리플레이를 100번 정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심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투영된 코멘트였다.

지난 23일 경기에선 규정을 철저하게 지켜야 할 심판들이 스스로 규정을 어기는 장면이 연출됐다. KIA가 6-4로 앞선 8회 말 2사 1, 3루 상황에서 김명찬의 폭투 때 3루 주자 김웅빈이 홈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원심은 아웃이었다. 최수원 주심은 포수 한승택에게 토스 받은 김명찬의 주자 태그가 더 빨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좀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을 위해 주어진 3분의 시간이 다 지나갔다. 그럼에도 심판들은 헤드셋을 벗지 못했고,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 최 주심은 판정을 번복, 세이프를 선언했다.


2020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최수원 심판이 구심을 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8.23/
그러자 윌리엄스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손가락 세 개를 펼치며 최 주심에게 어필을 이어갔다. 제한시간 3분을 다 썼을 때는 원심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원칙을 지켜달라는 항의였다. KBO리그 야구 규정 비디오판독에는 '비디오판독이 시작된 후 3분 안에 판정을 뒤집을만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원심 유지로 판정한다. 단,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판독이 지연되거나 복합적인 규칙 등을 적용해 판단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판독 시간 3분을 초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돼 있다. 특히 이 상황은 복합적으로 규칙을 적용해야 할 예외는 없었다. 김명찬의 주자 태그시 발로 주루를 방해할 의사가 있었냐, 방해가 없었다면 김웅빈의 손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닿았을 가능성이 있느냐 정도였다. 이 어필로 비디오판독에 불복했다는 이유로 윌리엄스 감독이 퇴장당했다. KIA는 똘똘 뭉쳐 9회 초 공격에서 2점을 내 8대7로 간신히 승리했다.

오심은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KBO도 심판 1, 2군 강등제 등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을 끈임없이 하고 있다. 다만 심판들 스스로 합리화된 시각으로 규정을 어기는 건 충격적이다. 구단이 더 강력하게 어필하고 싶어도, 불이익이 두려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단 KIA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와 구단, 팬까지 심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면 리그 공정성은 회복불능 상태까지 갈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순위경쟁이 치열할 때다. 1승으로 희비가 엇갈릴 만큼 예민한 시기다. 야구 콘텐츠 구성원 중 하나인 심판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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