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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플레이볼이 선언된 이후 우천 취소(노게임·강우 콜드)는 현장 주심의 판단을 존중한다."
허문회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를 문제삼고 나섰다. 허 감독은 "우천 취소 결정이 이해가 안된다. KBO와 심판진의 해명이 듣고 싶다"며 작심 발언을 꺼냈다. 그는 "(두산과 삼성이 맞붙은)잠실 경기는 1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끝까지 했다. 우리도 1시간 20분을 기다린 끝에 경기를 재개한 적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황이 바뀌지 않았나. KBO가 (우천 취소에 대해)일관된 규정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막상 취소되고 나니 비가 많이 오지도 않더라"며 뜨거운 속내를 토로했다.
이에 KBO 관계자는 조심스런 답변을 내놓았다. 경기 전 우천 취소는 경기감독관, 플레이볼 이후의 취소 여부는 주심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것.
하지만 허문회 감독의 말대로 오후 9시가 채 되기 전에 비의 기세는 수그러들었다. 올시즌 장원삼이 비 때문에 7번이나 등판이 취소된 경험이 있고, 3대1로 앞서던 경기인 만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롯데 측이 억울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같은날 잠실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정규이닝을 소화하는데 5시간 23분이 걸렸다. 경기 시작 자체가 1시간 늦어졌고, 경기 도중에도 두 차례나 중단됐다. 롯데 스스로도 지난 7월 28일 사직 NC 전에서 1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경기를 끝까지 치른 경험이 있다.
롯데는 거듭된 우천 취소로 인해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71경기만을 소화한 상태다. 향후 몇번의 더블헤더와 연전을 치러야할지 모른다. 허 감독은 "마음이 급하다기보다 긴장이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KBO가 답변하기 난감한 사안인 것도 당연하다. 코로나19 이후 빠른 리그 일정 진행을 위해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관련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우천 취소' 관련 규정은 달라진 바 없다. 전날 인천 경기의 노게임 상황이 규정에 어긋난 점은 없었다.
예년과 달리 경기 취소 여부에 대한 심판들의 결정이 조심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1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하지만 잠실과 인천은 날씨도, 그라운드 상황도 다르다. 또한 기상청도 예측하기 힘든 요즘 날씨를 심판이 정확히 맞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심이 노게임을 선언할 당시에는 분명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고, 그라운드 상태도 좋지 못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 경기를 강행할 경우 선수들이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결국 현장의 판단이 중요하다. 경기 전에는 관중 입장 등 경기 외적인 부분을 고려해 경기 감독관이, 경기가 시작된 후에는 주심이 판단한다. KBO로선 "현장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편 박경완 SK 감독 대행 역시 "우리도 초반에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 경기가 재개되는 대로 박종훈을 내리고 김정빈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날씨는 하늘의 뜻이고, 노게임 여부를 판단하는 사람은 심판"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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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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