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투수 원태인은 29일 대구 한화전에서 아쉬운 경기를 펼쳤다.
다음날인 30일 한화전에 앞서 삼성 허삼영 감독은 "21일 만 등판이 독이 된 것 같다. 비로 연기되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17일 롯데전 이후 13일 만에 출격하는 이날 선발 최채흥에 대한 불안감을 없었을까.
허 감독은 "최채흥 선수는 마운드 위에서의 조정 능력이 있는 선수"라며 "순간 순간 흔들릴 때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능력이 있는 투수"라며 굳은 믿음을 표했다.
이날 최채흥은 좋지 않은 밸런스에서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1회초 톱타자 이용규에게 허용한 단 하나의 안타가 유일한 피안타였다. 빠른 볼카운트에서 공격적 피칭으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힘 있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한화 타선을 자유자재로 요리했다.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가며 환상투를 선보였다. 6이닝 동안 단 1피안타 4사구 3개, 7탈삼진 1실점(비자책) 완벽투.
중간에 힘껏 던지다 공이 하나 크게 빠지자 곧바로 힘을 빼고 가볍게 스트라이크를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허삼영 감독이 예언한 바로 그 '조정 능력'이었다.
최채흥은 경기 후 "13일 동안 실전투구를 못해서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다. 오늘 제구나 밸런스가 좋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긴 휴식으로 밸런스 조절이 어려웠음을 이야기했다. 이어 "(강)민호 형의 리드 덕분에 길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휴식이 길었던 만큼 강한 볼을 던진 거 같다. 깔끔하게 이기진 못 했지만 결과적으로 팀이 승리하게 되어 기쁘다"며 웃었다.
하지만 인생급 역투가 시즌 7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타선지원이 아쉬웠다.
1-0으로 앞선 7회초 선두 타자 사구와 볼넷에 이어 번트 수비를 하다 3루에 스스로 악송구를 범해 무사 만루를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번째 투수 최지광이 실점하면서 최채흥의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이날 최채흥의 경기 운영 능력은 만점에 가까웠다. 최채흥의 '조정능력'을 꿰뚫어 본 허파고의 예언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