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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끝판왕' 오승환(38)이 주춤하고 있다.
결과를 놓고 호들갑 떨 문제는 아니다. 전성기 때도 오승환은 매 시즌 수차례 블론 세이브도, 홈런도 허용했다.
다만, 우려의 시선은 기대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는 페이스다.
팔꿈치 수술 후 철저한 재활 훈련을 거친 오승환은 2,3월 일본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를 통해 이미 실전 피칭을 시작했다. 당시 이미 가볍게 147㎞를 찍었다.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에 그는 "미리 한번 끌어올려보고 다시 시즌에 맞춰 조절하면 된댜"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그러면서 여러가지가 꼬였다.
당초 예정됐던 3월28일 개막이 한달 이상 늦어졌다. 30경기 징계를 소화해야 하는 오승환의 복귀도 덩달아 늦춰졌다. 결국 6월9일 대구 키움전에서야 복귀 무대를 가질 수 있었다. 시범경기를 대체한 연습경기에는 실전 등판 조차 하지 못했다. 2군 실전 경기도 치르지 않고 바로 올라왔다.
일찌감치 끌어올린 페이스를 시즌으로 이어서 폭발 시키려던 계획이 엉망이 됐다. 투수에게는 사이클이 있다. 시즌 직전 쭉 끌어올려야 했던 시점에 찾아온 실전 공백이 현재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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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 속에 완벽한 컨디션 만들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밸런스다.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가장 좋을 때 역동적인 키킹이 보이지 않는다.
평균 구속이 5㎞ 정도 늘면서, 볼끝 힘이 돌아와야 다양해진 변화구 레퍼토리의 위력을 살릴 수 있다.
완벽한 밸런스를 되찾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전성기를 지났다'는 시각은 섣부른 판단이다.
오승환의 몸은 일반적인 선수의 몸과 다르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오랜 기간 만들어온 근력과 순발력은 여전히 20대 선수 못지 않다. 단순히 물리적 나이로 재단하기 힘든 특별함이 있다.
코로나19로 엉망이 돼버린 스케줄 속에 급하게 복귀한 오승환. 경기 막판, 모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 부담도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끝판왕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밸런스 회복을 위한 약간의 시간이다. 실망보다 기다림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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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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