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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허문회 감독은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취재진 브리핑에서도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는 편.
"초구부터 노리는 공이 있으면 결과 신경 쓰지 말고 강하게 치라고 했습니다. 그건 캠프 때 부터 저희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었어요. 상대 투수가 초구부터 볼카운트 잡으러 들어오는 스트라이크를 (편하게) 던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죠."
예외는 없다. 상황에 따라, 타자에 따라 원칙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리더가 일관성을 유지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야구 처럼 결과론과 운이 강력하게 지배하는 스포츠에서는 더욱 그렇다. 상황에 따라, 결과에 따라 선수 탓 하기 쉬운 것이 또 감독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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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끝나봐야 결과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당장 성적이 안 난다고 해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실제 1일 현재 롯데 타선은 초구 공략 비율이 119차례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아직까지 성공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초구 공략 팀 타율은 0.293으로 삼성(0.273) 다음으로 낮다.
초구 공략 빈도와 타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한동희(19타수8안타, 0.421)다. 정보근(0.375), 손아섭(0.353), 김준태 이대호(이상 0.333), 전준우(0.308)가 뒤를 이었다.
아직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이른 볼 카운트 적극적 공략이 맞혀 잡기에 능한 상대 투수의 롱런에 도움이 될수도 있다. 반대로 상대 투수를 신경쓰이게 해 투구수를 늘릴 수도 있다.
31일 두산 에이스 플렉센은 최고 154㎞의 광속구와 146㎞ 고속슬라이더의 강력한 구위에도 롯데 타선을 상대로 초구부터 적극적 승부를 펼치지 못했다. 완벽한 제구를 의식하다 볼이 많았다. 투구수가 일찌감치 100구에 달하며 5회까지 밖에 던지지 못했다.
업다운이 있지만 분명한 건 롯데 야구가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발전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진을 위한 첫 걸음을 뗄 수 있는 용기. 로이스터 감독이 그토록 심고자 했던 '노 피어' 정신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팀 색깔을 바꾸려는 노력. 허문회 감독의 시선은 먼 곳을 향해 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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