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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히어로]극적인 역전 스리런, 13년 만의 개막 스윕 이끈 롯데 손아섭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5-07 21:55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1, 2루에서 손아섭이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손아섭.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07/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극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악바리' 손아섭이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시리즈 스윕을 이끌었다. 손아섭은 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전에서 팀이 1-3으로 뒤지던 7회초 김민수를 상대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팀의 7대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롯데는 지난해 네 차레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KT 배제성에게 6회까지 7개의 안타를 때려내고도 단 1득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7회 1사후 대타 추재현이 내야 안타를 만들면서 불씨를 살렸다. KT는 배제성 대신 김민수를 투입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롯데는 민병헌의 안타로 동점 주자를 채우는데 성공했다. 전준우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손아섭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손아섭은 미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김민수가 첫 공으로 선택한 131㎞의 포크볼을 정확히 맞췄다. 높게 뜬 공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됐다. 롯데는 이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은 뒤, 8회초 한동희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태 5대3으로 이겼다. 롯데가 개막시리즈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것은 2007년 4월 6~8일 현대 유니콘스전 이후 13년 만이다.

손아섭은 2019시즌 타율 2할9푼5리, 10홈런-151안타를 기록했다. 공인구 반발력 변화가 몰고 온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 그러나 2010년 타율 3할6리를 시작으로 2018년 3할2푼9리까지 9시즌 연속 이어온 3할 타율 기록은 깨졌다. 3할 타자로 큰 자부심을 느꼈던 그에겐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팀 추락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감도 컸다. 지난해는 손아섭이 생애 첫 주장을 맡았던 시즌이다. 하지만 롯데는 전반기 최하위로 추락했고, 감독과 단장이 동반 사퇴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했다. 손아섭은 결국 주장직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팀 분위기를 어떻게든 반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주장 반납-백의종군으로 실천했다. 하지만 롯데는 최하위 자리서 벗어나지 못했고, 손아섭은 2007년 입단 후 처음으로 꼴찌 시즌을 맞이했다.

허문회 감독 체제로 전환한 올 시즌, 손아섭은 공수 양면에서 더 나아진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다. 장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던 공인구 적응은 한 시즌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해결한 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들이 종종 나오곤 했던 수비 역시 국내 청백전에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허 감독은 개막시리즈에서 손아섭을 중심타선의 출발점인 3번 타순에 배치했다. 뛰어난 컨텍트 능력 뿐만 아니라 장타력도 갖춘 그의 능력을 높이 샀다. 앞선 두 경기서 단 1안타에 그쳤던 손아섭은 결정적인 순간에 진가를 발휘하면서 자신을 향한 허 감독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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