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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차, 하는 순간 심판이 손을 들었다. 이용규의 움직임에 휘둘린 보크였다. 한화 이글스 자체 청백전 도중 장시환이 겪은 낭패다.
한화 이글스는 이틀에 한번씩 꾸준히 청백전을 치르며 개막을 대비하고 있다. 청백전은 코로나19 여파 속 유일한 실전 경험이다. 하지만 정규시즌은 물론, 타 팀과의 연습경기에 비해서도 긴장감이 떨어진다. 투수들은 몸쪽 공을 던지기 부담스럽고, 타자들의 주루도 평소보다 조심스럽다. 자칫 동료의 부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용규는 달랐다. 31일 열린 6차 청백전의 상대팀 선발투수는 올시즌 한화 3선발로 낙점된 장시환이었다. 이용규로선 가장 정규시즌에 준하는 환경인 셈.
이용규는 3회 1사 후에도 또 볼넷을 얻었다. 장시환은 이용규의 기민한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1루에 견제구를 던지기에 앞서 미처 발을 빼지 못했고, 심판은 보크를 지적했다. 이용규의 장기가 또 한번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용규는 지난해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한화의 주전 중견수와 톱타자가 유력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14타수 4안타, 대전 청백전 18타수 3안타의 성적은 조금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통산 타율 3할2리, 출루율 3할8푼5리의 클래스에 대한 신뢰가 있다. 잔근육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관리도 이 같은 믿음의 이유다.
이용규는 지난해 9월 선수단에 합류한 뒤 마무리캠프까지 자청하며 실전감각 회복을 위해 땀을 흘렸다. 주장으로 뽑힌 뒤에도 솔선수범하며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김문호, 정진호 등 타팀에서 온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며 입을 모으는 이유다.
지난해 한화의 1번 타자로 활약한 선수는 정은원이다. 총 471타석을 소화했다. 청백전에서도 이용규 상대팀의 1번타자를 맡는다. 하지만 경험은 물론 선구안과 주루 능력에서 이용규가 우위에 있다. 기록에 담기지 않는 '흔들기' 능력은 더욱 차이가 크다는 평. 지난 시즌 후반기 드러난 정은원의 체력 문제도 있다.
2년 전 이용규는 타율 2할9푼3리 30도루 OPS .711을 기록하며 팀을 리그 3위로 이끌었다. 2년만에 돌아온 이용규가 또한번 한화 가을야구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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