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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코멘트]"두산 선수들 훈련 욕심, 말려야 할 정도" 코치들이 놀랐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3-16 12:30


두산 코치진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훈련을 돕고 있다.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너무 지나치게 해서 말려야 할 정도예요."

두산 베어스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비법이 뭐냐고 물어보면, 누구도 100% 장담하며 답변을 하지는 못한다. 외부 거물급 선수 영입에 100억원씩 쓰지도 않고, 획기적인 훈련 방식을 차용하는 것도 아니다. 두산의 야구는 오히려 '정석'에 가깝다. 좋은 선수들을 뽑아 차근차근 2군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육성하고, 궁극적으로 1군 주전 선수를 만든다. 지금 두산에서 뛰고있는 1군 멤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두산에 입단해 유망주 시절을 거쳐 주전으로 자리잡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코치들,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분위기다. 선수들은 "개개인의 개성과 특징이 강한데, 이상하게 야구를 할 때만큼은 분위기가 하나로 모아진다.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누구보다 하나로 잘 뭉친다"고 입을 모았다. 적어도 야구장 내에서, 상대팀과의 경기 중에는 선수단 전체가 똘똘 뭉치는 힘이 압도적이라는 뜻이다.

그 뒤에는 숨은 노력들이 있다. 두산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많이 하기로는 어느팀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오재일 김재환 오재원 등 현재 '간판'으로 뛰고있는 주전 선수들도 다들 엄청난 노력파다. 경기가 없는 휴식일에도 실내 훈련장과 웨이트장이 북적북적할 정도다. 특히 오랜 유망주 시절을 거쳐 주전이 된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모범 사례가 되고, 이들의 성공이 반면교사가 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자극제가 됐다. 주전들은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백업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 구도가 생기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훈련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타자들을 지도하는 이도형 타격코치도 처음엔 이런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이도형 코치는 "두산 선수들은 훈련이 부족한 게 아니라, 너무 과하게 해서 자제를 시켜야 할 선수들이 많다. 다들 야구 욕심이 많아서 훈련을 정말 많이 한다"고 말했다. 훈련을 지나치게 하면 자칫 부상이 올 수도 있고,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어 코치들이 주의를 주기도 한다. 특히 타자들의 경우, 대부분 '커리어 하이'였던 2018년에 비해 지난해 개인 성적들이 하락했다. 팀이 우승을 했음에도 올시즌을 작년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준비하는 이유다. 이도형 코치는 "나 역시 선수, 코치 생활을 오래 했지만 두산 선수들의 욕심과 훈련 열정은 놀라운 수준이다. 아마 이런 분위기가 잘 잡혀 있어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인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이도형 코치 뿐만 아니라 다른 코치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개인 훈련 열기와 뜨거운 팀워크. 두산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요인을 꼽자면 아마 이런 분위기가 첫번째가 아닐까.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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