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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간판타자 구자욱(27). 그는 오키나와 캠프에 늦게 합류했다.
"개인적으로 훈련을 많이한 건 사실이에요. (연봉 협상 중에도) 놀면 나만 손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장 쓸데 없는 일이 바로 구자욱 걱정이다. 캠프에서 만난 삼성 허삼영 감독도 구자욱 걱정은 싹 지웠다. 허 감독은 "자욱이는 비시즌을 일찍 시작했다. 여기 오기 전 라팍에서도 기계(피칭머신)와 씨름하던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연봉교착 과정에서) 혹시나 마음이 다쳤을까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프로 선수인 만큼 올해 야구 잘하고 구단에 더 요구하라'고 했더니 '저는 다 잊었습니다'라고 답하더라"며 대견해 했다.
참담했다. 시즌 준비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사비를 털어 일본에 개인 캠프를 차렸다. 1월6일 부터 보름 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매일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강도 높은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두산에서 한화로 이적한 상무 시절 선배 정진호(32)와 함께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간판타자 아카미나이 긴지(32)를 포함, 4명의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과 훈련을 함께 했다. 소속사 팀 퓨처스 정창용 대표의 일본 내 폭 넓은 인맥 덕분에 잡은 소중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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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지 선수와의 훈련 성과요? 야구에 대한 생각이 좋아졌죠. 기술적인 걸 배운거 보다는 그 선수를 보고 많이 느꼈어요. 정교하고 오직 기본적인 것만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현지에서 만난 구자욱의 설명이다. 막힘 없이 승승장구 하던 선수에게 야구를 대하는 긴지의 모습은 놀람을 넘어 충격이었다.
"제가 기본을 무시하고 욕심을 냈다면, 그 선수는 기본 자체에 욕심을 내더라고요."
2017, 2018년 2년 연속 '3할타율-20홈런'을 넘기며 승승장구하던 구자욱. 벌크업을 하며 준비했던 지난 시즌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가장 닮고 싶은 멘토 같은 이승엽 선배는 늘 아끼는 후배 구자욱에게 이런 말을 했다. "홈런은 노린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정확하게 안타를 치려다 보면 무의식 중에 나오는 것"이라고…. 차오르는 욕심에 그 의미를 잠시 잊고 있었다.
"기본에 욕심을 내는 긴지 선수의 모습 하나로 야구에 대한 생각이 다 달라졌어요. 컨택트 위주로 정확하게 중심에 맞히다 보면 홈런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건데…, 이승엽 선배님 말씀처럼요."
올겨울 구자욱은 일부러 몸을 불리지 않았다. 그저 풀 시즌을 체력 걱정 없이 뛸 수 있는 단단한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살도 1~2kg 빠졌다. 특유의 부드러움과 빠른 스윙으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참이다.
"이제 홈런 숫자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타순이나 수비 위치도요. 2번을 치든 좌익수를 보든 특별히 의식하지 않습니다."
오키나와를 방문했던 양준혁 위원은 친정 삼성 캠프를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
"김용달 코치님 부임 후 타자들에게 변화가 많다. 구자욱이 타선에 구심점이 돼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비우고 비상을 준비중인 구자욱. 2020년, 리그 최고의 좌타자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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