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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공인구 2년째, 캠프 풍경이 바뀐다.
이같은 수치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지난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분석팀의 시물레이션 결과 우리팀이 홈런이 21% 줄어든다고 나왔다"며 대책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 예상의 두배인 40%가 줄었다.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잘 나가던 타자들의 커리어 로우 시즌이 속출했다. 30홈런 이상 타자도 1명(박병호) 뿐이었다. 2013년 이후 6시즌 만에 30 홈런왕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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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거리 타자들의 고민이 깊다. 방법을 바꿔서 홈런을 노릴 것인지, 아니면 정교함으로 승부를 볼 것인지 기로에 섰다. LG 김현수와 NC 양의지는 히팅포인트에 변화를 준다. 그는 "작년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찾은 해였다. 난 히팅 포인트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중간이라는 생각으로 쳤는데, 반발계수가 줄다 보니 그 히팅 포인트에서는 이도저도 아닌 결과가 나왔다"며 "그런 점에서 코치님과 얘기도 하고 많은 걸 배웠고, 대표팀에서도 동료들과 얘기하면서 특히 양의지도 그랬는데 조금 앞에서 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격 준비를 빨리, 평소보다 다리를 일찍 들어 모든 게 앞쪽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타격이 안될 때는 밀어쳐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벗어나려 한다. 지금 공은 밀어쳐서 좋은 타구를 날리기 힘들다. 자연스럽게 쳐서 밀어친 게 되는, 그래야 더 좋은 타구가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겨울 벌크업을 통해 장타를 노렸던 삼성 구자욱은 정교한 타격으로 돌아간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자욱이도 2~3년 전으로 회귀할 가능성 높다. 순발력 컨택트 스피드가 장점이다. 내야안타가 많이 나와야 할 선수인데 지난 시즌 내야안타가 줄었다. 특히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컨택을 높여야 삼진을 적게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타를 포기할 수 없는 선수들은 히팅포인트 변화를 통해 장타를 노리고, 정교함과 스피드가 장점인 선수는 아예 장타 욕심을 접고 정확한 타격 장점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준비가 이뤄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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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 구성도 바뀌고 있다. 외인 타자하면 떠오르는 '한방'에 대한 믿음이 약화됐다. 키움과 삼성은 장거리포 샌즈와 러프를 버리고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모터와 살라디노를 영입했다. 롯데도 마차도를 영입해 내야 뎁스를 강화했다. 두산과 KIA도 홈런보다 정교함이 장점인 페르난데스, 터커와 각각 재계약 했다.
외인 투수 역시 타자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파워피처가 대세다. 지금까지 각 구단이 새로 영입한 외인 투수 대부분은 150㎞가 넘는 강속구 투수들이다. 프렉센, 킹엄, 핀토, 라이트, 데스파이네, 가뇽, 브룩스, 샘슨, 스트레일리 등이 모두 빠른 공을 던지는 정통파 투수들이다.
캠프 내내 공인구 1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 준비 과정은 올시즌과 또 다른 변화를 몰고 올 전망. 야구 관계자들도 이구동성으로 "한 시즌 변화를 충분히 체감한 만큼 공이 바뀌지 않더라도 지난 시즌 같은 극단적인 투고타저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시즌 변화 효과를 확실하게 입증한 공인구. 올 봄 각 구단 스프링캠프 풍경을 바꿔놓을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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