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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FA자격취득 공시가 이뤄진다. 시장이 열린다. FA몸값도 철저하게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요동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오지환을 잡겠다는 LG 트윈스의 강한 의지와 더불어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병역 혜택 논란이다.
LG가 잡겠다고 미리 선언한 이상 오지환을 영입하려는 팀은 기본적으로 헐값으로는 데려오지 못한다. 일정 부분 출혈이 불가피하다. 큰 돈을 주고 오지환을 영입하면 타팀 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오지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불식시키지 못한다. 상무 입대를 포기하면서까지 대표팀 선발에 다걸기를 한 오지환은 박해민(삼성 라이온즈)과 더불어 병역혜택을 위한 대표선발이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국회에 불려가기도 했고, 결국 사퇴했다.
오지환은 올시즌 134경기에서 타율 2할5푼2리에 9홈런 53타점, OPS 0.717을 기록했다. 수비실책은 12개였다. 유격수 수비와 어깨는 나쁘지 않다. 타격은 아쉬움이 있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에 따른 투고타저 시즌임을 감안해도 2013년 이후 본인의 최저 타율이었다. 하지만 8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을 출전한 내구성과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두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장타력이 있다.
오지환에 대한 LG 팀내 평가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후하다. 실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오지환이 무릎을 다치자 류중일 감독은 매우 난감해 했다. 지금으로선 LG에 오지환을 대체할만한 유격수는 없다. 지난 10년간 오지환은 어찌됐든 LG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 왔다.
차명석 단장은 29일 "선수에 대한 평가는 구단마다 다를 수 있다. 오지환은 우리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영입경쟁이 벌어진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타 구단이 FA시장에 나온 오지환을 손에 넣으려면 보상규정(보상선수+오지환의 연봉 두배인 8억원) 외에도 LG보다 많은 돈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LG의 호언장담은 타팀을 향한 일종의 경고로도 해석할 수 있다. FA미아 가능성과 함께 매우 저렴한 몸값 가능성도 원천봉쇄 됐다.
유격수가 필요한 팀들은 있다. 김성현은 SK 와이번스의 아킬레스건이다. 손시헌이 은퇴해 노진혁에 기대야 하는 NC 다이노스, 수비가 약한 신본기가 버티는 롯데 자이언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구단에 직간접적으로 문의해본 결과 오지환 영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신호를 찾기 어려웠다. 오지환에 대한 경기력 평가 외에도 영입하게됐을 때의 논란을 크게 의식하는 분위기였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을 투입해 영입한다면 팬들의 평가가 일정부분 달라질 수 있지만 큰 돈을 주고 데려왔을 때는 후폭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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