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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킬러' 이승호, 가을 DNA는 확인했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9-10-23 21:48 | 최종수정 2019-10-24 07:40


2019 KBO 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친 키움 이승호가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10.23/

[잠실=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의 '가을 DNA'는 살아 있었다.

이승호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4안타(1홈런) 3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깜짝 2차전 등판'의 중책을 맡은 이승호는 강심장답게 경기를 담담히 풀어갔다. 이승호는 5이닝 이상을 버티면서 선발로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팀의 5대6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경남고를 졸업한 이승호는 2017년 KIA 타이거즈의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2017년 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미래를 준비했다. 재활하던 중 이승호는 7월 깜짝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다. KIA가 우승을 위해 김세현, 유재신을 데려오면서, 반대 급부로 이승호, 손동욱을 보냈다. 첫해 트레이드에도 이승호는 팀에 빠르게 녹아 들었다. 재활을 마친 이승호는 2018년 32경기에 등판해 1승3패, 4홀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이름을 더 널리 알린 건 포스트시즌 활약 덕분이었다. 선발이 약한 키움은 이승호를 깜짝 선발 투수로 투입했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선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큰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고정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이승호는 23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 성공적인 선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이승호의 당찬 투구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됐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비교적 제 몫을 해냈다.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원포인트 릴리프로 깜짝 등판해 깔끔하게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다. 시리즈가 조기 종료되면서 선발 등판 기회는 얻지 못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섰다. 정규 시즌 두산 상대 4경기에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 데이터를 중시하는 장정석 키움 감독은 1차전 선발 에릭 요키시 다음으로 이승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1차전 패배로 부담감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 이승호는 트레이드 마크인 당찬 투구로 이닝을 지워갔다.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3회말 무사 1루 위기에선 연속 견제로 1루 주자 김재호를 잡았다. 2-0으로 앞선 4회말 2사 1루에서 오재일에게 동점 투런을 맞았으나,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6회말 1사 후에는 연속 볼넷을 내주고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구원 등판한 '필승 카드' 조상우는 2연속 삼진으로 불을 껐다.

이승호는 이날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잘 버티던 키움 불펜진이 9회 와르르 무너졌다. 마무리 오주원이 연속 안타를 맞았고, 한현희도 승계 주자의 실점을 막지 못했다. 키움은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이승호의 '가을 DNA'를 확인한 것이 그나마 수확이었다.
잠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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