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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핫플레이어]만약 이지영을 삼각트레이드로 영입하지 않았더라면?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10-15 06:44


2019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인천SK행복드림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이지영이 10회초 1사우 우전안타를 치고 진루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0.14/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PO 1차전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0회초 키움 이지영이 안타를 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10.14/

[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만약 키움이 이지영을 트레이드 해오지 않았더라면?' 키움 입장에서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포수 이지영(33)이 생애 최고의 가을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키움은 지난해 12월 삼성, SK와의 삼각트레이드로 이지영을 영입했다. 박동원 발 불확실성 제거 차원이었다.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출전 여부가 불투명 했기 때문이다. 결국 무혐의 판결이 났고, 졸지에 키움은 굵직한 2명의 주전 포수를 확보하게 됐다. 투수에 따라 번갈아 가면서 마스크를 썼다. 그래서 탄생한 조합이 '브리검 & 이승호=이지영, 요키시 & 최원태=박동원'이었다.

천하무적 더블스쿼드로 무장한 안방 전력.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돌발 상황이 생겼다. 박동원이 무릎 부상으로 수비가 불가능해졌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14일 인천 SK행복드림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포수 기용법에 대해 "아직 고민이다. 박동원이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긴 어려울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고민을 해볼 생각이다. 선발 한자리만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지영으로 계속 갈 수도 있고, 1명 정도는 주효상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민이 될 만 하다. 주효상은 지난 10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주전 포수로 최원태와 호흡을 맞췄지만 불안감을 노출했다. 결국 경기 초반 이지영으로 교체됐다. 큰 경기 경험 면에서 '삼성 왕조' 시절을 경험한 이지영과 젊은 백업포수 주효상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지영은 14일 SK와의 1차전을 통해 벤치의 고민을 말끔하게 지웠다. 공-수-주에 걸쳐 맹활약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1회까지 마스크를 쓰고 9명의 투수를 리드하며 와이번스 타선을 6안타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수비 안정감이 전부가 아니었다. 공격과 주루도 남 달랐다. 6번에 상향 배치된 이지영은 멀티히트와 볼넷 2개로 무려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2019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인천SK행복드림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이지영이 8회초 2사 1,2루에서 김혜성 타석때 볼이 빠진는 틈을 타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0.14/

2019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인천SK행복드림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이지영이 8회초 2사 1,2루에서 김혜성 타석때 볼이 빠진는 틈을 타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0.14/
0-0으로 팽팽하던 8회초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이지영은 송성문의 안타 때 2루를 밟은 뒤 패스트볼을 노려 3루로 달렸다. 포수가 송구한 공에 원심은 태그 아웃. 하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이 됐다. 헤드퍼스트 한 이지영이 3루수 최 정의 글러브를 피해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며 3루 베이스에 손을 먼저 터치 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포수의 고정관념을 깨는 센스만점의 주루 플레이였다.


10회초 1사 후에는 SK 투수 박민호와 9구 승부 끝에 안타로 출루하면서 문승원의 조기 등판을 불렀다. 결국 키움은 이닝을 바꿔 11회초에도 등판한 문승원을 두들기며 3대0으로 천금 같은 1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1승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첫판 승부. 그 중요했던 승리의 숨은 주역은 이지영이었다. 만약 지난 겨울 이지영 영입에 실패했다면? 키움의 가을야구는 이미 끝나 있을지도 모른다.

두고두고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신의 영입. 상대 팀 트레이드 당사자인 SK 고종욱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날이라 상대적으로 이지영의 가치가 더 빛나보였던 하루였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19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인천SK행복드림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오주원이 팀의 3대0 승리를 확정짓고 포수 이지영과 환호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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