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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돌아온 '가을야구 전문가', 부담스러운 '엘키라시코'와 마주하다.
LG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공수에 걸쳐 완벽한 경기력을 자랑하며 NC 다이노스를 3대1로 눌렀다. 이로써 LG는 6일부터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신흥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온 키움 히어로즈와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이게 됐다.
다음 상대는 '엘넥라시코'란 별칭으로 숱한 명승부를 펼쳐 온 라이벌 키움. LG로서는 앙갚음의 무대다. 올시즌 LG는 키움 상대로 7승9패로 열세였고, 3점 차 이하 승부만도 절반이 넘는 9번을 벌였다. 포스트시즌서도 히어로즈와 잊지 못할 혈전을 주고 받았다. LG는 2014년 플레이오프에서 히어로즈를 처음 만나 1승3패로 무릎을 꿇으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1승1패 후 홈에서 열린 3,4차전서 졸전 끝에 패하며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완파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2년 후인 2016년 준플레이오프서는 3승1패로 앞섰다.
역대 준플레이오프는 '업셋 풍년'의 '도깨비 시리즈'였다. 양대리그 제도를 제외하고 총 27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팀이 12차례 이겼고, 4위팀이 15차례나 웃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2015년 이후에는 3위팀이 1번, 4위팀이 3번이나 승리했다. 최근 3시즌 연속 4위팀이 뒤집기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바 있다. 4위 LG로선 반색할 만한 통계다.
'가을 전문가' 류중일 감독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 후 류 감독은 "키움 선수들은 선발도 좋고, 중간도 좋고, 타선도 발 빠른 선수들이 많다. 장타를 날릴 수 있는 타자들이 있으니 최소 실점으로 경기를 해야할 것 같다"며 상대 막강 타선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결국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LG는 우완 에이스 윌슨과 좌완 에이스 차우찬이 1,2차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 고우석이 뒷문을 지킨다.
부담스러운 상대와의 일전을 앞두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큰 소모 없이 짧게 끝낸 점은 무척 고무적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선취점과 추가점의 조합, 상대 중심타자 마킹, 그리고 적절한 대타 활용 카드"를 필승 전략 3가지로 소개했다.
이 3가지 전략이 마치 예언 처럼 뜻대로 풀렸다. 류 감독은 1회말 선두타자 이천웅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2번 정주현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정규시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작전. 그러나 베스트 투수들이 총출동하는 단기전이자 단판승부에 몰려있는 상대팀 압박에 있어 선취점의 의미는 평소의 몇 곱절 이상이다. 정주현은 침착하게 번트를 성공시켜 주자를 2루까지 보내자 이형종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천금 같은 선취점이었다.
이날 결정적인 승리 원동력은 공-수의 중심 양의지를 묶은 것이다. LG는 초반 NC 선발 크리스천 프리드릭과 사이드암 박진우를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양의지의 특급 리드를 무색케 했다. 수비에서는 첫 세 타석에서 범타로 잠재우는 등 4타수 1안타로 묶으며 양의지의 기세를 꺾었다.
류 감독의 LG에서의 첫 가을야구는 그렇게 시작됐다. 류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고, 그중 4차례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통산 한국시리즈 성적은 17승12패, 승률 5할8푼6리. 2017년 말 LG 지휘봉을 잡은 이후 2년 만에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아든 류 감독. 그는 단기전의 승부 전략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류 감독이 유니폼을 바꿔 입고 다시 써내려갈 '가을의 전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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