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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투수의 속도와 타자의 파워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경기로서 최근 메이저리그는 데이터를 통한 기록 측정과 전략 전술 개발과 평가가 대세이다. 30개 구장에 설치된 측정 장비인 '스탯캐스트' 는 야구공의 움직임과 선수들의 동작 분석으로 과거 눈으로 보여지는 감과 느낌에서 데이터로 만들어진 숫자를 가지고 평가를 하는 빅 데이터 야구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 한가지가 바로 류현진 선수의 데이터다. 메이저리그에서 직구는 평균 약 150km(93.3마일) 정도인데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약 146km(90.6마일)로 공 빠르기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하위 10%밖에 되지 않는다. 최고의 투수는 160Km 이상을 던져야 인정을 받는 세상에서 속구 회전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 하위 12%에 속한다. 데이터로 보면 하위권에 해당하는 강속구 투수가 아님에도 현재 메이저리그를 지배하는 최고의 투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부드러운 힘이다. 칼린 지브란은 "부드러움은 나약함과 절망의 징후가 아니고, 힘과 결단력의 표현이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그가 보여준 부드러움은 무엇일까?
두 번째는 정확한 제구력이다. 부드러움은 힘을 빼기 때문에 공을 더욱 정확하게 던진다.
즉 부드러움이 제구력을 만들어 실투를 거의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전반기 17경기에 등판해 10승2패(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 1.73 평균 자책점(전체 1위), 삼진과 볼넷 비율은 9.90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났으며 공을 낮게 잘 던져서 땅볼 유도 비율이 53.1%에 이른다. 총 400명 가까운 MLB 투수 가운데 류현진은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1.64)을 기록 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다양한 볼을 던진다. 류현진은 직구와 투심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커터까지 5가지의 다양한 구종을 통해 스트라이크 존을 잘 활용한다. 던지는 볼 중 30.4%가 직구, 26.3%가 체인지업, 19.6%가 커터볼이다. 좌타자 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고 적절하게 구종을 배분하여 타자들이 예측하기 어렵게 치기 어려운 공을 만든다.
네 번째는 부드러움은 공간을 넓게 만든다.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만드는 공간싸움에서 절대적으로 승리 하였다. 빠르지 않은 공은 안타나 홈런을 맞기 쉽다. 그래서 몸쪽으로 공을 바짝 붙이거나 바깥쪽으로 꽉차는 공을 던짐으로서 공간을 더욱 넓게 사용하는 투구를 통해 타자가 치기 어려운 볼을 던진다.
다섯 번 째는 정확성이다. 볼을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던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폼이 중요하다.
폼이 안정적일 때 흔들리지 않는 동작으로 부드러운 공을 만들어 낸다.
빠르고 강한 것만이 살아남는 야구판에서 느림이나 부드러움은 상대적으로 경시되어 왔다. 4차 산업 시대가 도래하여 점점 속도가 빠른 것이 강조되면서 세심함, 사려깊음, 완급조절, 깊은 생각, 부드러움이 사라지고 있다. 속도가 아닌 부드러움 그것이 바로 빠른 시대에 살아 남을수 있는 경쟁력이다. 류현진 선수의 투구와 그의 데이터를 통해 속도가 아닌 부드러움으로 제구력의 정확성으로 메이저리그를 시대를 선점해가는 그의 능력을 우리는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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