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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양현종(31)이 야구팬, 특히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 큰 위로를 전하고 있다. KIA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 하위권 팀의 9월은 잔인하다. 잔치를 앞둔 상위팀의 환호와 함성을 듣고 있노라면 삭이던 화가 절로 솟구친다.
하지만 짜릿한 감동, 손에 불이나듯 쏟아내는 박수, 카타르시스가 있다면 그래도 야구장에 갈수 있다. 양현종은 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6개의 공으로 무4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성원해준 팬들, 도움을 준 야수들에게 큰 고마움을 전했다. 그날 KIA팬들은 '대투수' 양현종에게 오히려 고마워 했다.
반등의 5월을 보내고, 여름 태양보다 강렬했던 호투가 무더위까지 삼켰다. 올시즌 28경기에서 두 차례 완봉승을 포함해 16승8패, 평균자책점 2.25, 179이닝을 소화했다. 160개의 탈삼진.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20승2패, 2.15)에 이어 평균자책점 2위다. 다승 공동 2위, 최다 이닝 1위, 탈삼진 3위. 양현종은 한 번의 등판을 더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5월 이후 22차례 등판에서 무려 20차례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믿기 힘든 수치다.
야구도 그렇고, 세상사도 그렇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다. 3월과 4월을 기억에서 지울 수는 없지만 역대급 시즌이다보니 시즌 초반 부진이 무척 아쉽다. 양현종은 이른 시즌 준비, 코칭스태프의 배려 부족여부, 동료들의 지원 등 다른 핑계를 댄 적이 없다. 책임감과 부단한 노력, 집중력으로 달려온 2019시즌이다.
양현종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이 정도 성적이면 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2년만에 MVP를 수상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결과를 떠나 양현종이 이미 보여준 2019시즌은 특별한 감동으로 손색이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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