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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
인터뷰를 마친 뒤 따로 만난 양 감독은 끄집어내지 못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안팎의 인신공격성 비난에 괴로워 하는 가족, 지인들 생각을 떠올릴 땐 감정에 복받쳐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결과에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감독의 숙명 속에서 그는 그저 미소를 짓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외엔 달리 방도가 없었다. 양 감독은 "주변에선 포기하라는 말을 하지만, 나를 믿고 응원해준 이들을 생각하면 매 경기 죽는다는 각오로 덤비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참을 이야기하던 양 감독은 "팬들의 비난을 잘 알고 있다. 솔직히 속상하고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모두 롯데-부산 야구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나. 그래서 내가 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구 인생 황혼기인 내가 무슨 영화를 바라겠나. 그저 롯데가 좋은 결실을 맞게 도우고 싶을 뿐이고, 그거면 되는데…"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럼에도 남은 전반기 1주일 동안 롯데에 반전은 없었고, 결국 양 감독은 스스로를 내던지는 쪽을 택했다.
안팎의 인신공격성 비난과 달리 야구장 안에선 양 감독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경기 전 더그아웃 부근에 모여든 팬들이 "힘내세요!", "양상문 화이팅!" 등의 응원을 보낼 때마다 양 감독은 속내를 감춘 채 환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경기를 준비하기도 바쁜 시간에 스스로 관중석 앞으로 찾아가 공인구에 사인을 해 어린이 팬에게 건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자존심 세기로 소문난 '부산사나이'지만 팬들 앞에선 누구보다 겸손했고, 따뜻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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