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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감동적이었다. 뭉클했다.
뭉클했던 그 장면을 복잡한 마음으로 지켜봤을 한 사람, 전 삼성 라이온즈 선수였던 박한이(40)다.
5월27일. 그날 아침, 그 사건이 없었다면 그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범호 못지 않은 성대한 은퇴식 속에 라이온즈파크를 떠났을 선수였다. 그만한 가치가 있고도 남을 만한 레전드. 현역 시절 그는 꾸준함과 성실의 아이콘이었다. 2001년 이후 삼성 라이온즈 역사에는 박한이 이름 석자가 새겨져 있다. 그는 늘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였다. 야구를 뛰어나게 잘했지만 개인을 내세우지 않았다. 늘 팀을 위한 플레이로 묵묵하게 팀을 위해 헌신했다. 심지어 팬들에게 남긴 현역 마지막 모습마저 대타 끝내기 안타였다. 그는 그렇게 라이온즈 팬들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13일 은퇴식에서 참 많은 눈물을 흘렸던 이범호. 그는 "저의 새로운 삶을 많이 응원해달라. 열심히 살겠다. 돌아와서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좋은 선수들을 만드는 최고의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훌륭한 지도자로 팬들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원클럽 맨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박한이. FA선언 조차 안하고 적은 돈에 사인하고 눌러 앉아 '삼성 바보'로 불렸던 사나이. 그는 지금 미래에 대한 그 어떤 약속 조차 팬들에게 할 수 없다.
이범호의 은퇴식을 지켜보는 내내 박한이의 모습이 오버랩 돼 착잡함을 금할 수 없었다. 기자가 그랬으니 당사자의 마음은 어땠을까.
몇 안 되는 프로야구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 라이온즈 19년 인생에 마침표 하나를 찍지 못한 박한이. 이범호의 행복한 은퇴식 뒤로 늘 그라운드에 먼저나와 배트를 휘두르던 그의 모습이 선연하게 떠오른다. 그 명징한 기억과 대비돼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그의 부재가 너무나도 안타깝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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