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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전반기 막바지 토종 4번 타자들이 흔들리고 있다. 몸값 대비 활약상이 언급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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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을 바라보는 사령탑들의 마음은 어둡기만 하다. 당장 조치를 취한 건 롯데 양상문 감독이다. 지난 9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이대호를 4번이 아닌 6번 타순에 기용했다. 간판 선수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는 타순에 손을 댄 건 선수단을 향한 메시지도 포함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양 감독은 당시 "이대호가 현재 방망이가 잘 안 맞는 부분도 고려했지만, 전체적인 선수단의 변화가 필요했다"고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김재환의 부진이 안타깝다. 김 감독은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10일 "아무래도 타선에서 정수빈과 김재환이 살아나야 한다"며 "4번 타자가 장타가 안 나오고 있으니까(아쉽다). 어제(9일) 안타 1개를 쳤지만 더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이미 장정석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한 차례 엔트리에서 빠진 바 있다. 지난달 6일 엔트리에서 제외된 박병호는 개인적인 정비 시간을 갖고 6월 22일 복귀했다. 그 사이 퓨처스리그 3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복귀 후 아직 타격감이 정상은 아니다. 간혹 홈런을 때리면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지만, 삼진은 60타석에서 18번을 당했다. 삼진율이 30.0%로 같은 기간 전체 삼진율 19.2%를 훨씬 웃돌았다.
이들이 올시즌, 특히 여름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을 두고 반발계수가 낮아진 공인구가 언급되기도 한다. 타율 못지 않게 홈런수도 지난해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팀 경기수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대호는 21개에서 11개, 김재환은 29개에서 11개로 줄었다. 감소율이 각각 47.6%, 62.1%다. 전체 홈런 감소율 37.6%보다 훨씬 크다. 박병호의 경우에도 17홈런으로 지난해 19개에서 2개 밖에 안 줄었지만, 4~5월 종아리 부상으로 27일간 빠졌던 지난해보다 9경기를 더 뛴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소폭은 그 이상이다.
시즌 초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에 대해 현장에서는 "빗맞아도 넘어가는 건 확실히 줄겠지만, 그래도 넘어갈 공은 넘어간다"는 반응이었다. 홈런 타자들은 영향이 덜 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토종 거포들 사이에서 그 영향이 평균을 넘고 있는 것이다. 각 팀은 적어도 8월 말까지 무더위 속에서 50일 정도를 더 버텨야 한다. 이들이 어떤 회복 전략을 쓸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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