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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한데 스프링캠프부터 지적됐던 볼넷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채 3이닝을 버텨내지 못한 투구 과정에서 볼넷을 5개나 내주고 말았다. 김기훈은 8경기에서 볼넷 27개로 맥과이어(삼성)에 이어 최다 볼넷 2위다. 자신의 공을 뿌리다 안타와 홈런을 맞으면서 강판 되는 것과 볼넷을 허용해 위기를 스스로 자초한 뒤 강판 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우선 제구가 흔들렸다. 이날 김기훈은 스트라이크존 안쪽에다 공을 많이 던졌다. 그러나 좀처럼 스트라이크로 연결되지 않았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낮았다. 다행히 유리한 볼 카운트로 끌고갔지만 타자들이 유인구에 좀처럼 속지 않았다. 140km대 초반 직구로는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패스트볼들이 전부 커트 당했다. 결국 변화구보다 속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볼 카운트까지 몰리면서 적시타를 얻어맞는 등 악순환이 계속됐다.
결정구는 밋밋한 직구보다 변화구가 나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현미경 분석으로도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자신이 자신 있는 공을 던져 타자를 아웃시키는 것이 자신감을 얻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타자마다 가지고 있는 약점을 노리는 것도 요리하는 방법 중 한 가지다.
김기훈은 아픔을 먹고 성장 중이다.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할 경험을 쌓고 있다. 다만 이기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성장통이 길어지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젠 두둑한 배짱보다 기술적 향상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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