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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승부는 기우는 듯 했다.
대반전은 7회부터 시작됐다. 7회초 삼성 구원 투수 최지광을 상대로 1사 2, 3루에서 전준우의 적시타, 오윤석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내 9-5로 추격했다. 8회초에는 2사 1루에서 권오준을 상대로 이대호가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9-7, 2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2사 2, 3루 찬스에서 오윤석의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동점 기회를 놓쳤고, 결국 이날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뜻의 인터넷 은어) 승부'가 펼쳐지는 듯 했다.
거인의 집념은 9회에도 불타올랐다. 8회에 이어 9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장필준을 상대로 나종덕이 볼넷 출루한데 이어 강로한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 채태인이 좌전 안타를 쳤고, 강로한이 3루를 돌아 홈을 파고들어 슬라이딩, 9-9 동점이 됐다. 9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넘긴 뒤 돌입한 연장전에서는 '캡틴' 손아섭이 연장 10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고, 구승민이 10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면서 천금같은 1점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대구까지 찾아주신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 후반부에 끈기있는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던 경기"라고 평가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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