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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복되는 윌슨의 '불운', 조셉 가세하면 LG타선 달라질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5-10 09:10


2019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2루 키움 샌즈에게 역전타를 허용한 윌슨. 유강남이 올라가 진정시키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09/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은 지난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다가 7,8회 한 점씩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해 완투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윌슨과 관련해 눈에 띈 장면 두 가지가 있었다.

우선 7회말 1사 1루서 임병욱 타석에서 1루주자 서건창의 2루 도루가 나왔을 때다. 서건창은 윌슨이 초구 142㎞ 투심을 던져 임병욱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순간 여유있게 2루에 안착했다. 서건창의 스타트가 빨랐던데다 포수 유강남의 송구가 높았다. 이때 윌슨이 유강남을 향해 "내 잘못(my fault)"이라고 했다. 견제를 하지 않았고, 제구가 안좋았다는 의미다.

또 하나는 8회말 2사후 김하성에게 볼넷과 도루를 허용한 뒤 제리 샌즈에게 결승 2루타를 맞은 직후 이닝을 끝내고 들어와 유강남과 서로 포옹을 하는 장면. 윌슨이 도루 2개를 내준 걸 자책하는 유강남을 위로해 주는 듯했다.

KBO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윌슨은 퀵모션이 느리고 견제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도루 허용이 많았다. 올시즌에도 윌슨의 도루 허용은 많은 편이다. 이날 키움전까지 5개의 도루를 허용했고, 도루자는 1개 밖에 없다. 9이닝 기준 한 경기 도루 허용이 전체 평균은 0.65개인데, 윌슨은 0.75개를 기록중이다. 그러나 도루가 실점으로 연결된 건 이날 키움전이 처음이었다. 도루 허용에 대한 자책감을 크게 느끼는 투수가 윌슨이다.

윌슨은 뛰어난 실력과 수려한 외모 말고도 '착한' 인품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작은 부분이지만, 선수단과 구단 분위기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은 무시하기 힘들다. LG가 윌슨과 재계약한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윌슨도 LG와의 인연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계기가 있었다. 2017년 12월 LG와 계약을 하고 난 직후 아내 첼시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게 쌍둥이였던 것이다. 결혼 후 첫 아이인데다 새롭게 뛰게 될 팀 이름 그대로를 가족으로 얻게 됐으니 남다른 인연이 아닐 수 없는 것.

하지만 윌슨은 마운드에서는 '그만큼'의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타선 지원과 불펜진 도움을 말하는 것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3.07로 2위에 오르고도 9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올해도 9경기에 등판해 8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했는데도 4승(2패)에 그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가 모두 2자책점 이하로 양질이었다는 점은 상기할 만하다. 평균자책점 선두권 경쟁을 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6승), 이영하(5승)의 상황과 비교된다.

올해 윌슨의 득점 지원율은 3.77점이다. 전체 투수들의 평균 득점 지원율은 4.95점. 윌슨이 평균적으로 1점 이상을 덜 지원받는다는 소리다. 더구나 7이닝 동안 7점을 지원받은 4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빼면 득점지원율은 3.07점으로 떨어진다. LG 타선이 윌슨에게 3점 이상 지원한 건 3게임 밖에 안된다.


이날도 LG는 초반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윌슨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1회초 이천웅의 좌측 2루타와 오지환의 우익수 깊숙한 플라이로 1사 3루의 찬스를 만들었지만, 김현수가 좌익수 짧은 플라이, 채은성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3회에는 선두 정주현의 중전안타, 이천웅의 우월 2루타로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으나, 역시 후속타 불발이 아쉬웠다. 오지환과 김현수가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변화구에 연속 삼진을 당했고 채은성은 힘없는 1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초반 1~2점이라도 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고 윌슨도 경기 후반 부담을 덜었을 것이다.

LG는 클러치 능력이 떨어지는 중심타선 때문에 올시즌에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타자가 토미 조셉이 10일 복귀하는데 양상이 달라질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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