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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로 본 '투고타저', 새 외인과 토종 영건들이 이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4-21 10:19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는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앞세워 KBO리그를 점령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올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하게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는 투수들의 평균자책점 수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즌 내내 2점대는 커녕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를 보기 힘들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시즌에는 다수의 선발투수들이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현재 평균자책점 3.00 미만의 투수는 무려 14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팀당 24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3.00 미만의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는 7명에 불과했다.

0~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도 지난해 2명에서 올시즌 4명으로 늘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공인구의 반발계수 변화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반발계수 범위가 0.4034~0.4234인 공인구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공인구보다 0.01 줄어든 것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발계수 감소로 인해 홈런이 10~15% 정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왔는데, 같은 시점에서의 경기당 홈런수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 2.39개에서 올해 1.61개로 크게 감소했다. 감소율이 32.6%에 이른다. 전체 타율은 지난해 2할7푼8리에서 올해 2할6푼4리로 나빠진 반면, 평균자책점은 4.87에서 4.30으로 좋아졌다.

타자들이 정규시즌 20경기 이상을 치렀기 때문에 이제는 공인구에 대한 현장의 평가도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때와는 다르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홈런이 될 공은 홈런이 되지만, 공이 잘 나가지 않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빗맞은 타구, 즉 '저게 홈런이 될까'하는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기 일쑤였는데, 올시즌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타자들에게 나타나는 체감 효과는 더욱 뚜렷해 보인다. 현재 홈런수가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간판급 타자들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40홈런 이상을 때렸던 거포들이 홈런과 타점 경쟁에서 3위권 뒤로 처져 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4홈런),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과 한동민(이상 3홈런),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2홈런)의 방망이가 아직 폭발하지 않고 있다. LG 트윈스 김현수는 아직 시즌 첫 홈런도 뽑아내지 못했다. 3할대 타자도 지난해 29명에서 올해 22명으로 줄어들었다.

타자들이 고전한다는 것은 투수들이 강세를 띠고 있다는 뜻이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올해 두각을 나타내는 투수들이 부쩍 많아졌다. LG 에이스 타일러 윌슨은 평균자책점이 0.26으로 34⅔이닝 동안 비자책점은 1개 밖에 안된다. LG 차우찬도 평균자책점이 0.75에 불과하다.

공인구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외국인 투수들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과 젊은 토종 투수들의 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는 것이다. 시즌 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NC 이동욱 감독은 "우리 젊은 투수들이 잘 해줘서 4월을 버티고 있다. 준비를 잘 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고, LG 류중일 감독은 "새로 온 용병 투수들이 의외로 좋다"고 했다. NC 드류 루친스키(2.57), 삼성 라이온즈 저스틴 헤일리(2.61), KT 라울 알칸타라(2.67), LG 케이시 켈리(2.67) 등 새 외인 투수들과 두산 이영하(1.67), NC 박진우(2.05),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2.05), 키움 안우진(2.52) 등이 눈에 띄는 20대 토종 투수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은 올시즌 일취월장한 대표적인 토종 영건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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