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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장시환 1022일 만의 선발승, 양상문의 뚝심이 통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4-02 21:51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SK 박종훈과 롯데 장시환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롯데 장시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02/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이 장시환의 첫 선발 등판에 대해 내놓은 평가다.

장시환은 지난달 2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⅔이닝 동안 6안타(2홈런) 3볼넷 3탈삼진 6실점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롯데는 안방에서 4대23으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선발 장시환이 3이닝을 채우지 못한 뒤 불펜 투수들이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달아오른 삼성 타선을 막아내긴 역부족이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줬던 장시환이지만, 삼성전서 드러난 첫 모습은 무기력했다. 이럼에도 양 감독은 장시환을 탓하지 않았다. 그는 "(삼성전은) 볼 배합의 문제가 크지 않았나 싶다"며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회가 막무가내로 주어질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도 "적어도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상황까진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의 뚝심에 장시환은 1022일 만의 선발승으로 화답했다. 장시환은 이날 SK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5안타 2볼넷을 내줬으나, 탈삼진 6개를 곁들여 무실점을 기록했다. KT 위즈 시절이던 2016년 7월 7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무려 999일 만의 5이닝 투구. 이날 롯데가 SK를 5대0으로 제압하면서 장시환은 2016년 6월 14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1022일 만에 감격의 선발승을 따냈다.

장시환은 최고 149㎞의 빠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곁들여 SK 타선에 맞섰다. 최대 위기는 팀이 2점을 선취한 직후인 4회말 찾아왔다. 1사후 제이미 로맥을 좌전 안타로 출루시킨 장시환은 이재원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으나, 최 정, 정의윤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주자 유무에 따라 기복을 보여온 전철을 밟는 듯 했다. 최 항과 풀카운트 상황에서 잇달아 견제구를 던지며 좀처럼 승부를 하지 못하는 모습도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결국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틀어 막는데 성공했다. 이후 팀 타선의 도움, 불펜 호투에 힘입어 장시환은 시즌 마수걸이 승리에 입맞췄다.

장시환은 그동안 위력적인 구위를 가졌음에도 제구력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승부처에서도 결정구를 던지지 못하는 모습으로 답답함을 자아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스로 불펜에서 선발 전환을 요청했고, 양 감독은 그의 의지를 믿는 쪽을 택했다. 출발은 기대에 못미쳤지만,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SK전 승리는 장시환의 의지와 양 감독의 뚝심이 만든 합작품이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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