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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원인 중 하나로 FA옵션도 의심 받고 있다. FA계약에 난항을 겪던 이용규는 캠프 직전인 지난 1월30일 한화와 극적으로 도장을 찍었다. 2+1년에 최대 2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연간 4억원). 계약금을 제외하면 옵션이 절반이다. '팀 내 입지 변화로 옵션을 채우기 힘들어지자 트레이드를 요구한게 아니냐'는 억측이 흘러나온 배경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올 겨울 도드라졌던 FA옵션은 양면성을 품고 있다. 선순환 과정 속에서는 윈-윈이 될 수 있다. 선수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구단에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게다가 프로다. 선수 기용은 제로섬 게임이다. 누구를 쓰면, 그 자리에 다른 누구를 포기해야 한다. 딱하지만 개인 사정을 일일이 봐줄 수는 없다. 옵션이 걸려 있는 선수들 입장에서 선뜻 큰 돈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벤치가 고민하지 않을 만큼 야구를 압도적으로 잘 하면 되지 않느냐고? 현실은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훨씬 많다. 어떤 선택을 하든 '뒷담화'가 나오기 딱 좋은 구조다.
사상 유래 없는 FA한파. 꽁꽁 얼어붙은 동토에 싹을 틔운 해결책은 '옵션'이었다. 계약이 늦어졌던 준척급 FA 대부분이 울며 겨자먹기로 상당한 포션의 옵션 계약에 도장을 찍고 소속팀에 잔류했다. 옵션이 연봉과 비슷하거나 많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계약이 속출했다. 원 소속팀 롯데를 떠난 노경은의 시각 차도 바로 이 옵션에 있었다.
교착 상태에 빠진 FA계약의 '만능키'로 작동했던 옵션 계약. 긍정적 상황일 때 장점이 많다. 하지만 부정적 상황에 빠지면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의 몫으로 돌아온다. 기형적 FA옵션 계약이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 셈.
결국 방법은 하나다. FA 등급제 등 조속한 제도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방치하면 준척급 FA 옵션계약은 매년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선수와 벤치의 갈등을 넘어 '노노(勞勞) 갈등' 으로 확산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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