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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38일. 따스한 남쪽 바람 속에 내일이 영근 시간이었다.
4년 만의 포스트시즌 도전. 왕조 재건의 원년이 될 2019 시즌을 앞둔 삼성호. 선장 김한수 감독에게 전훈 성과를 물었다.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 만들어왔고 충실한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잘 마친 것 같네요."
실제 그랬다. 삼성 캠프지는 그 어느 때보다 북적였다. 1년 전 42명(투수 20명, 야수 22명)에서 올해는 53명(투수 27명, 야수 26명). 10명 이상 늘었다. 8일 귀국 선수단은 총 50명. 이렇게 많은 선수단이 함께 귀국하는 건 기적에 가깝다. 이탈자는 부상으로 중도귀국한 장지훈 김응민 양창섭 단 3명 뿐이었다. 팔꿈치 수술로 올 시즌을 날린 양창섭의 충격적 이탈 소식에도 김 감독은 "괜찮다"며 염화미소를 짓는다. 두자리 승수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은 2년 차 투수의 이탈. 왜 충격이 없으랴. 하지만 감독 표정은 개인 소유가 아니다. 희망을 품고 내일을 달리는 선수가 있음을 안다. 그들을 배려한 표정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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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시작 전 가장 큰 고민이었던 불펜진.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희망은 새싹들이다. 파이어볼러 김승현을 필두로 박용민 오상민 문용익 김시현 원태인 등 젊은 피들이 포수 미트를 ?을 듯 강속구를 펑펑 뿌려대고 있다. 베테랑 우규민과 권오준은 영건들의 중심을 잡아줄 불펜진의 기둥이다. 김 감독은 "(우)규민이나 (장)필준은 뒤에 둬야할 것 같다. 젊은 투수들이 열심해 해줬다. 시범경기 때 정해야 할 거 같다"고 이야기 했다.
타선과 수비 모두 촘촘한 짜임새가 생겼다. "삼성 타선이 제일 알차다"는 외부 평가도 있다.
김동엽 이학주 두 해외유턴파의 합류가 몰고 온 변화다. 김동엽은 홈런 적자에 시달리던 라이온즈파크의 손해를 만회해줄 거포다. 이학주 김상수와 센터라인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김동엽 만들기에 개인지도를 아끼지 않았던 김한수 감독은 "괜찮을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기회를 줄 것이다. 변화구나 찬스에서 대처를 늘려 중심에 서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유격수-2루수를 놓고 경쟁중인 이학주 김상수에 대해 김 감독은 "일단 시범경기를 지켜보고 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결단해야 하는 자리, 리더는 고독하다. 누군가의 이익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된다. 제로섬 게임 속에 손해를 본 자는 리더를 비난한다. 이렇게 이기적으로 ?어진 마음을 한 방향으로 모아 끌고 가야 하는 사람이 바로 리더다. 목표를 향한 김한수 감독의 마음에 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성의 힘찬 출발,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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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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