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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구 변화 홈런왕에도 영향? 공보다는 투수들 실력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2-06 10:04


올해 KBO리그 공인구는 둘레와 무게는 커졌고, 반발계수는 줄었다. 타고투저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홈런왕 경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올해 KBO리그 공인구 규격이 바뀜에 따라 투타 모두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O는 올해부터 공인구의 규격과 반발계수를 조정해 시범경기부터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공인구보다 둘레는 1㎜, 무게는 1g이 늘었고, 반발계수는 기존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아졌다. 여기에 실밥의 높이는 낮아지고 폭은 넓어졌다. 산술적 계산에 따르면 타구 비거리는 3m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전체 홈런수도 8~9%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구단의 전지훈련캠프이 시작된 가운데 선수들은 KBO에서 보낸 새 공인구 적응에 들어갔다. 투수들은 "손에 쥐어지는 감이 커졌다"고 했고, 타자들은 "아무래도 덜 뻗어나가는 느낌"이라고 반응했다.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BO리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타율 2할8푼, 평균자책점 4.8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홈런은 팀당 144경기 체제가 들어선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1756개가 터졌다. 2016년 1547개에서 13.5%나 늘었다.

이같은 기형적인 홈런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KBO는 공인구를 손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스포츠조선이 지난해 홈런을 비거리별로 분류해 추정한 결과 새 공인구를 사용할 경우 잠실구장과 인천 문학구장의 홈런은 각각 9.1%, 8.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를 전체 구장으로 넓혀 적용한다면 8~10% 정도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당연히 홈런왕도 낮아진 범위내에서 경쟁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홈런왕은 44개를 친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다. 최근 홈런왕의 홈런수는 2015년 53개(박병호), 2016년 40개(최 정, 에릭 테임즈), 2017년 46개(최 정)였다. 40홈런 이상 타자는 2015년 3명, 2016년 2명, 2017년 1명에서 지난해 역대 최다인 5명으로 증가했다. 이 수치가 올해 급격하게 줄어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타구는 공인구, 배트, 구장의 환경, 날씨 등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 질이 결정된다. 홈런도 마찬가지다. 배트와 공인구의 반발력이 클수록, 날씨가 건조할수록, 기압이 낮을수록 비거리가 늘어난다. 공인구의 반발계수는 그 가운데 한 요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실력, 특히 투수들의 전반적이 실력이 당해 시즌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꼽는다. 타자 출신의 한 해설위원은 "나도 현역 때 공인구와 배트 문제가 얘기가 됐었는데 영향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어떤 투수를 만나느냐가 홈런을 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더라. 특히 외국인 투수들이 어떤지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올해 외국인 투수들의 실력은 몸값, 메이저리그 경력, 나이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국내 투수들의 실력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공인구 반발계수 확대와 함께 타고투저 현상이 어느 정도는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홈런왕 싸움은 다르다. 톱클래스 거포들의 경우 공인구 반발계수보다 상대 에이스와의 맞대결 빈도, 팀 성적과 분위기에 타격의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올해 홈런왕 레이스를 펼칠 후보로는 김재환,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과 최 정,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등이 꼽힌다. 올해도 40개 이상, 혹은 50개 이상 범위에서도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박병호는 128경기 체제에서 52홈런을 친 적이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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