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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기억 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양상문 감독은 부산을 대표하는 야구인 중 한 명이다. 그동안 롯데가 걸어온 길, 나아가야 할 길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단순히 '육성'에서 만족할 수 없는 위치라는 점은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취임 뒤 "(롯데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 우승이다. 그것 밖에 없다. 좋은 선수들이 있을 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부산 시민, 롯데 팬들이 원하는 가을야구를 향한 갈망은 꼭 채워드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의 뜻을 종합해보면 올 시즌의 육성 기조는 결국 '대권의 꿈'을 이루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롯데는 지난해 정규시즌 7위에 그쳤다. 그러나 팀 타율(2할8푼9리)과 경기당 득점생산(5.97점)은 각각 4위, 팀 홈런(203개), 팀 타점(792점)은 나란히 3위다. 전준우 손아섭 민병헌 이대호 채태인으로 이어지는 상위-중심 타선은 지난 1992년 염종석과 함께 V2를 일군 '남두오성(전준호 이종운 박정태 김민호 김응국 등 당시 5명의 3할 타자에게 롯데 팬들이 붙인 별명)'과 견줄 만하다. 한 단계 도약한 신본기와 가능성을 증명한 전병우, 안중열, 여기에 강력한 스윙, 스피드, 수비력을 갖춘 메이저리거 출신 카를로스 아수아헤까지 보강했다. 타선은 완전체에 가깝다.
당장 롯데를 우승권 전력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붙은 물음표가 많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롯데는 분위기를 타면 모든 팀들이 꺼리는 파괴력을 자랑하는 팀. 올 시즌 롯데 특유의 근성과 양상문 감독의 육성 전략이 가을야구로 꽃을 피운다면,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언제든 '통큰 행보'를 펼칠 수 있는 롯데의 V3 달성은 머지 않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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