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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 시상식이 19일 오후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 KBO리그 MVP를 받은 두산 김재환과 신인상을 받은 kt 강백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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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정규시즌 신인왕과 MVP는 KT 위즈 강백호와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다.
역대 신인왕과 MVP에 대한 해당 구단들의 연봉 협상은 그 대접이 매우 후했다. FA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도별 신인왕과 MVP의 연봉 인상 현황을 살펴봤다. 신인왕 18명의 연봉 인상률 평균은 198.0%, 평균 인상폭은 4964만원이다. MVP의 경우 외국인 선수와 해외 진출 사례를 제외한 14명의 연봉 인상률 평균은 154.8%이고, 평균 인상폭은 1억612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백호와 김재환은 어느 정도의 인상률을 기록할까. 고졸 신인 강백호의 올시즌 연봉은 2700만원이다. 역대 평균 인상률 198.0%를 적용하면 8046만원이 나온다. 강백호가 신인으로 이룩한 성적을 감안하면 이는 훌쩍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는 올해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 29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역대 고졸 신인 최다홈런 기록이 눈에 띈다. 1994년 LG 트윈스 김재현의 21홈런을 크게 뛰어넘었고, 1996년 현대 유니콘스 박재홍이 때린 역대 신인 최다홈런에 한 개가 모자랐다. 역대 신인 좌타자 최다 홈런 기록인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 김기태의 27홈런도 경신했다. 팀내에서는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43홈런)를 빼면 최다홈런이다.
이같은 성과를 역대 어느 신인왕과 견줄 수 있을까.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없지만, '타격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홈런 부문서 독보적인 성과를 나타낸 건 사실이다. 2000년 이후 타자 신인왕 가운데 최고 인상률은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가 기록한 307.4%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신인 최다안타(179개), 최다득점(111개) 기록을 세우며 연봉이 2700만원에서 1억1000만으로 크게 올랐다. 강백호의 성과가 이정후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1억원은 충분히 받아낼 수 있을 전망이다. 게다가 막내 구단인 KT로서는 창단 첫 신인왕을 배출했다는 점에 크게 고무돼 있다.
김재환의 올시즌 연봉은 4억7000만원이다. 지난해 2억원에서 135.0%가 인상됐다. 김재환은 지난해 타율 3할4푼, 35홈런, 115타점을 때렸다. 올해는 홈런(44개)과 타점(133개)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해와 같은 인상률을 적용하면 내년 연봉은 11억450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두산 구단은 10억원 이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보통 3억~4억원 이상의 고연봉 선수의 경우 인상률보다는 인상폭을 두고 협상이 오간다. 2002년 MVP 이승엽은 이듬해 연봉이 4억1000만원에서 6억3000만원으로 53.7% 올랐을 뿐이다. 인상폭은 2억2000만원이었다. 2010년 MVP 이대호도 2011년 연봉 인상률은 61.5%에 그쳤다. 3억9000만원에서 6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김재환도 홈런과 타점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나, 성과를 최대치로 평가하더라도 당시 이승엽과 이대호의 인상률을 넘기는 힘들다고 보면 인상폭은 최대 2억5000만원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신인왕과 MVP의 연봉 인상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2006년 이후다. 그해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투수 3관왕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며 400%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2006년 이후 신인왕의 연봉 인상률 평균은 221.9%로 이전 6시즌(2000~2005년) 평균 150.4%보다 70%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MVP도 마찬가지다. 2006년 이전 82.5%였던 평균 인상률이 류현진 이후 195.0%로 크게 높아졌다.
22년전 신인왕 박재홍은 홈런왕-타점왕에 역대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지만, 연봉은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150% 올랐을 뿐이었다. FA제도 도입, 류현진의 등장, 관중 및 수익 증가 등 프로야구의 외형적 성장으로 인해 신인왕과 MVP의 몸값도 치솟는 시대가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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