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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가 운을 띄웠다. 넥센 히어로즈는 이걸 구체화시켰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가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KBO리그 사상 첫 삼각 트레이드는 이런 세 구단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 속에 탄생했다..
하지만 야구인 출신 단장이 대세가 되며 트레이드를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트레이드 논의가 이뤄졌고, 장기 비전이 확실하다면 단기적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게된 것이다. 그 정점이 바로 이날 이뤄진 세 구단의 삼각 트레이드였다.
스포츠조선의 취재결과, 트레이드를 가장 먼저 제안한 것은 SK였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삼각 트레이드 형태는 아니었다. SK는 거포일색의 외야진에 변화를 주고 싶어했다.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능력이 있는 왼손 타자를 영입하기 위해 과감히 올해 27홈런을 친 김동엽을 카드로 내밀었다. 30홈런 가까이 친 타자지만, SK는 과감했다. 정의윤과 캐릭터가 겹친다는 면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SK 염경엽 신임 감독은 과거 히어로즈 감독시절 중용했던 고종욱을 원했다. 고종욱은 염 감독이 히어로즈 지휘봉을 잡았던 2016년 133경기에 나와 타율 3할3푼4리(527타수 176안타)에 72타점 28도루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은 "포수 전력이 약화되는 걸 막기 위해 이지영을 데려오고 싶었는데, 카드가 잘 안 맞았다. 삼성 구단은 힘있는 거포형 외야수를 원하고 있었는데 우리 팀과는 맞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김동엽을 활용하니까 삼성의 요구사항을 맞출 수 있었다. 그런 제안을 했는데 삼성 쪽에서 흔쾌히 수락해 이번 트레이드가 성사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번 트레이드는 이렇듯 팀 내부 상황 뿐만 아니라 상대팀의 부족한 요소를 세밀하게 꿰고 있는 실무형 프런트가 이뤄낸 성과다. SK 손차훈 단장과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은 야구인 출신이고, 삼성 홍준학 단장도 오랜 프런트 경력을 지녀 구단의 속사정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야구를 잘 아는 프런트 수장들이 서로의 부족한 면을 솔직히 공개하고 상생의 카드를 맞춰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