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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장원준-유희관이 주역이었는데" 김태형 감독의 아쉬움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1-12 08:49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SK와의 두산의 경기가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두산 장원준이 SK 로맥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1.04/

2018 KBO리그 NC와 두산의 경기가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대1로 NC에 승리한 후 두산 유희관이 김태형 감독과 주먹을 맞추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16/

"그때는 두사람 덕분에 우승 했었는데, 참"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장원준과 유희관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두 사람이 부진으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10승으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 한 유희관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 요원 중 한명으로 컨디션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희관이 등판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3차전까지 1승2패로 몰리자, 김태형 감독은 4차전 선발로 이영하를 택했다. 구상 당시부터 4차전 선발 투수는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를 해왔고, 인천 구장 성적이 좋았던 이영하가 출격했다.

유희관은 5차전까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롱릴리프로 쓰기 위해서는 선발이 무너지거나 일찍 강판되는 변수가 있어야 하지만, 아직 나머지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등판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에게 선발 기회를 못준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내심 가지고 있다. 김 감독은 "(원정 숙소에서)아침에 사우나를 하러 내려갔는데 하필 유희관과 나 둘 뿐이었다.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고 웃으면서 "등을 한번 두들겨 주고 말았다"며 씁쓸한 미소를 남겼다.

장원준도 비슷한 상황이다. 선발로 고전하던 그는 결국 시즌 막바지에 중간 투수로 등판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김강률이 빠진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경기에서 좋은 페이스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한국시리즈 초반 등판 결과가 좋지 않았다.

1차전에서 7회 2사 2루 위기에 등판해 볼넷 2개와 자동 고의4구 1개, 폭투 1개를 기록한 후 물러났고, 3차전에서 8회 노아웃에 대타 나주환을 상대해 안타를 맞고 곧바로 교체됐다. 2경기에 등판했지만 아직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채 1안타 3볼넷 1실점의 성적만 남겼다.

구속이나 공 자체가 크게 나쁘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완벽하게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제구 난조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번번이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이제는 벤치에서 박빙 위기 상황에 장원준을 쉽게 내기가 힘들어졌다.

그런 유희관과 장원준이 가장 안타까운 것은 단연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이다. 두 사람은 2015, 2016년 우승의 주역이었다. 특히 2016년에는 '판타스틱4'라고 불린 선발진을 더스틴 니퍼트, 릭 보우덴과 구축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철벽투로 주연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는 사뭇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그때 우승할 때는 두 사람이 다 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동안 기둥 투수들로 팀을 위해 보여준 공로를 알기 때문에 지금이 더 씁쓸할 수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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