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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스토리]최고 임팩트 안우진 준PO MVP가 아니었던 이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10-24 10:15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넥센 안우진이 한화 최재훈을 병살처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23/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은 준PO 4차전 MVP 넥센 안우진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23/

고졸 신인. 최고 구속 154km. 5전3선승제의 가을야구 시리즈에서 혼자 2승. 9이닝 ERA 제로.

주인공은 넥센 히어로즈 우완 안우진(19). 이 정도면 시리즈 MVP 영순위다.

지난 23일 넥센의 3승1패 승리로 막을 내린 준플레이오프 MVP는 안우진이 아니라 외야수 임병욱(23)이었다.

임병욱도 매우 잘했다. 2차전에서 연타석 3점홈런(6타점)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고, 4차전에서도 2타점 쐐기타를 더했다. 임병욱은 이번 시리즈에서 11타수 4안타(0.364)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안우진은 2차례 구원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제로(9이닝)를 기록했다. 2차전 3⅓이닝 무실점(최고구속 154km), 4차전 5⅔이닝 무실점(최고구속 152km).

둘다 빼어난 활약.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임팩트로만 치면 안우진이 상대적으로 우위다. 시리즈를 내준 한화 선수단은 이구동성으로 "안우진을 공략하지 못해 졌다"고 입을 모았다. 9이닝 동안 19세 신인에게 꽁꽁 묶였다.

하지만 기자단 투표 결과는 달랐다. 총 74표 중 임병욱이 49표, 안우진이 24표, 송성문이 1표를 받았다. 안우진은 시리즈 MVP가 투표로 결정된 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자체적으로 뽑는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MVP는(Most Valuable Player)는 '가장 가치있는 선수'를 의미한다. 성적으로 수치화해서 수상자를 정한다고 하면 애써 투표를 할 필요도 없다. 그냥 계산기를 두드리면 된다.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행위이기에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이 때문에 투표를 실시한다. 야구 기자들이 야구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은 아니다. 하지만 공정성을 담보로 일정 부분 그라운드와 팬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안우진이 MVP 표를 적게 받은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안다.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꼬리표 때문이다. 이날 MVP 투표를 앞두고 기자실내에선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안우진 때문에 일부 기자들은 고민에 휩싸였다. 안우진은 휘문고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고, 넥센 구단으로부터 50경기 출전정지 자체 징계를 받았다.

죗값을 모두 치렀다는 의견도 있지만 주홍글씨가 순식간에 사라지진 않는다. '가장 잘 하는 선수'라면 몰라도 '가장 가치있는 선수'에 부합하는 지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었다. 일부에선 '잘해도 상을 받지 못할 선수라면 아예 리그에서 뛰게 하지 말아야 한다. 뛰게 해 놓고 평가 잣대가 다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한다. 논란 끝에 나온 투표 결과는 안우진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보여준다.

이날 MVP 투표에 참가한 기자는 안우진 대신 임병욱에게 MVP를 표를 줬다. 4차전 8회말 임병욱이 2타점 적시타를 때리지 않았다면 고민은 깊어졌을 것이다. 임병욱의 2타점 후 다소 마음이 홀가분해짐을 느끼기도 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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