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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몸값 잊게한 모범FA 정우람, 가을과 마주하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10-18 05:40


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9회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0.03/

18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 데이를 하루 앞둔 17일.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바짝 긴장했다. 마무리 정우람(33)이 주장 이성열과 함께 미디어 데이 인터뷰에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목감기 증세를 호소했다. 한화 구단은 이날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요청해 인터뷰 대상 선수를 정우람에서 송은범으로 바꿨다. 정우람이 인터뷰 선수로 선정된 이유는 올시즌 한화의 '히트 상품'인 불펜 야구를 이끈 주인공이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정우람의 증상은 심하진 않다. 하루 이틀 뒤면 괜찮을 전망이다. 준플레이오프 출전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 한화 구단의 설명이다.

정우람은 올시즌 55경기에 출전해 5승3패35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으로 구원왕을 거머쥐었다. 정우람의 개인통산 첫 구원 타이틀. 11년만에 가을야구를 맞는 한화는 리그 평균자책점 2위, 불펜 평균자책점 1위다. 방패의 팀. 그 구심점은 정우람이다.

정우람은 모범 FA다. 2016시즌을 앞두고 4년간 84억원이라는 큰 돈을 받고 SK 와이번스에서 한화로 이적했다. 역대 불펜투수 최고액이었다.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계약 당시 논란도 있었다.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에게 천문학적 몸값을 지불하는 것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꽤 있었다. 3년전은 가을야구에 목말랐던 한화가 몹시 급했던 때이기도 하고, FA거품이 급팽창하던 시기였다.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정우람은 계약 기간내내 제몫을 다했고, 세이브 수는 갈수록 증가했다. 큰 부상없이 3년간 활약했다. 2016년 8승5패16세이브 평균자책점 3.33, 지난해 6승4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2.75에 이어 올해는 리그 최고의 소방수임을 증명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후반기에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는 점이다. 전반기까지 4승무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1.30으로 무적이었다. 후반기에는 19경기에서 1승3패8세이브였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7.36에 달했다. 세이브 상황 외에 페이스 조절을 위해 나온 경기에서 심심찮게 홈런을 허용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돼 휴식을 취하지 못한 것도 경기력 측면에선 마이너스였다.

한화로선 그나마 다행이다. 정우람은 힘겨웠던 7월(2패)과 8월(1패)을 거쳐 9월 들어서는 패전은 없다. 간혹 실점은 있었지만 잡을 경기는 잡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시즌을 치르며 다소 지쳤다. 최근 구위를 많이 회복했다. 여전히 리그 최고 마무리다. 정우람이 있어 우리 불펜이 버틸 수 있었다. 가을야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화는 자신들의 장점인 불펜으로 넥센의 창을 막을 참이다. 한화로선 리드할 시 나서는 '정우람-이태양-송은범 삼각편대'를 얼마나 자주 가동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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