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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는 플레이오프라는 중차대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허무하게 떨어진 아픔을 털고, 올해는 꼭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SK는 경기가 아닌, 감독 선임으로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SK는 팀을 두 시즌 지휘한 트레이 힐만 감독이 포스트시즌 종료 후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쩔 수 없이 당장 새 감독을 찾아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포스트시즌 경기도 중요하지만, 어떤 새 감독이 올까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유력 후보로 프런트로 팀을 이끌고 있는 염경엽 단장이 거론되고 있어 더욱 복잡하다. 염 단장은 감독직 수행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래서 감독 선임 결정권을 갖고 있는 류준열 사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힐만 감독이 실제로는 10월 초 최종 결정을 알렸다고 했다. 이후 새 감독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을 것 같다.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 일단 팀은 포스트시즌에 집중해야 한다. 그 사이 내가 구단주(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를 찾아고 말씀을 나눌 것이다. 팀 내-외부 후보는 있다. 힐만 감독을 모실 때 정리해놓은 외국인 감독 리스트도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었다.
구단이 나아가는 방향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분을 모셔야 한다. 우리 구단은 스마트한 플레이를 방향으로 잡고 있다. 4, 5년 전부터 이 목표를 설정해 팀을 만들고 있다. 선수단 운용과 육성에서 스마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물론, 팬들이 야구장에 오셨을 때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경기도 중요하지만, 팬서비스 등 팬들과의 호흡을 할 수 있는 지 여부도 꼼꼼히 체크할 것이다. (힐만 감독은 지난해 방송인 김보성씨 코스프레를 하고 응원 단상에 올라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다. 감독으로서의 권위와 자존심을 중시하는 국내 감독들은 하기 힘든 퍼포먼스. 류 사장은 이에 대해 "감독 면접을 볼 때 이 사진을 보여주고 '하실 수 있겠느냐'라고 물어봐야 하나"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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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일 수 있다. 현재 여러명의 후보를 두고 고민 중이다. 염 단장은 단장으로서의 가치도, 감독으로서의 가치도 있다. 우리팀에 오시기 전 감독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양쪽 면을 다 보면서 의사 결정을 할 것이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해외쪽으로도 네트워크가 있으니 필요하면 내가 힐만 감독 인터뷰를 했을 때 처럼 또 미국에 갈 수도 있는 일이다.
-큰 경기를 앞두고 감독 이슈가 터져 팀 분위기에 대한 걱정이 클텐데.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나도 팀 분위기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힐만 감독이 떠나는 것과 상관 없이 자신있어 한다. 선수단도 오랜만에 치르는 플레이오프라 잘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