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후-안치홍, 타격왕 실패 아쉬움 PS에서 풀어낼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0-15 10:38


2018 KBO리그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은 넥센 이정후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20/

2018시즌 타격왕 레이스는 결국 LG 트윈스 김현수의 우승으로 끝났다. 시즌 초반부터 빼어난 타격감을 이어오며 3할6푼2리의 고타율을 찍은 김현수는 9월 초부터 약 한달 여 동안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막판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매진하던 LG에게는 큰 타격이 됐다.

하지만 김현수 개인적으로는 이미 벌어놓은 고타율을 유지하는 부수적 효과가 생겼다. 경쟁자들이 알아서 떨어져 나가면서 타율 1위를 거머쥐었다. 막판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김현수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결과인 건 맞다. 평가절하해서는 안될 듯 하다.

그래도 경쟁자들은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한때 타율 1위를 기록했던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0.355, 3위)나 시즌 막판 무서운 기세로 2위까지 오르며 1위에 도전자로 급부상했던 KIA 타이거즈 안치홍(0.342, 5위)은 그 아쉬움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풀어내겠다는 열의가 뜨겁다.

두 명 모두 팀내 최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정확성의 대표주자'이지만, 사실 팀내 역할이나 타격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이정후는 부동의 리드오프다. 그래서 주로 찬스를 만들어 내는 타격을 한다. 장타 보다는 정확한 코스로 타구를 보내는 데 익숙하다. 물론 하위 타선에서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을 때는 클러치 능력도 곧잘 발휘한다.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KIA 안치홍.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0.04/
사실 이정후는 워낙 리드오프 이미지가 강하지만, 클러치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올해 팀내 득점권 타율 1위(0.370)에 올라있다. 박병호(0.312)보다도 득점권 타율이 높은 것이다. 다재다능이라는 표현에 걸맞는 타자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반해 안치홍은 올해 팀의 중심타자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여전히 KIA 4번 자리는 최형우의 몫이지만, 시즌 후반기에는 안치홍도 곧잘 4번 타자로 나와 해결사 능력을 과시하곤 했다. 정확성뿐만 아니라 타구를 멀리 보내는 파워까지 갖춰 중심 타자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특히 올해 안치홍은 장타력 면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홈런(23개)과 타점(118개), 장타율(0.563)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운 것이다. 안치홍이 한 시즌 100타점을 넘긴 건 올해가 데뷔 10년 만에 처음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안치홍도 팀내 득점권 타율 1위(0.403)라는 것이다. 두 명 모두 찬스에서 보여준 집중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안치홍은 득점권에서 144타수 58안타(10홈런)를 기록하며 무려 98타점을 쓸어 담았다. 득점권 타점 리그 전체 1위다. 해결사로서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 지 알 수 있다. 동시에 넥센 투수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라는 뜻이다. 물론 이정후 역시 KIA 투수진이 정신을 집중해서 상대해야만 하는 경계대상 1호다. 차이점도 분명하지만 비슷한 점도 많은 두 젊은 타자들이 과연 이번 가을 대결에서 어떤 모습으로 팀을 이끌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