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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로 모든 것을 말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가정'은 무의미 하다.
롯데에게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주전 휴식 뿐만 아니라 앞선 10경기서 탄 상승세를 분석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흐름에 좌우되는 타선이나 시즌 초반 선발 야구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마운드를 책임졌던 불펜이 고비를 넘겨 체력을 회복한 시점에서 맞이한 휴식기, 흐름을 이어갈 무언가를 찾았어야 했다. 하지만 휴식기 때 롯데의 행보를 돌아보면 다른 팀과 특별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서머리그 초반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기를 주다 리그 재개 직전 주전급 선수들을 내보내면서 감각을 조율한게 전부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앞선 상승세로 얻은 자신감이었지만, 반대로는 안일함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부족했던 휴식기 이후에 대한 준비가 결국 9월 초까지 가을야구행을 위해 칼을 갈고 나온 타팀에게 밀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적극성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순간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 활약했던 박진형, 윤성빈이 무너진 시즌 초반 불펜 운영이나 포수, 3루수 공백 메우기 등이 대표적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의 부진도 결국 컨디션, 경기 감각 조율 실패 뿐만 아니라 적극성 부재를 생각해 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