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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패착, AG 휴식기 활용 못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10-14 08:30


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가 롯데에 7대 6으로 승리했다. 역전패에 아쉬움이 남는 롯데 선수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0.03/

결과로 모든 것을 말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가정'은 무의미 하다.

그러나 결과를 만드는 준비 단계에 대한 의구심은 가질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을 때 결과는 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가을야구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5개 구단 모두 저마다 어떤 준비가 잘못됐는지를 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5강 문턱에서 주저앉은 롯데 자이언츠에게 가장 아쉬운 시간을 꼽으라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 KBO리그의 3주 휴식기가 아닐까 싶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10경기서 롯데는 8승2패의 호성적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휴식기를 마친 뒤 11경기서 8연패를 포함, 1승10패로 주저앉았다. 휴식기 전 5위 자리에 섰던 LG 트윈스와의 승차는 1.5경기였지만, 9월 중순 롯데는 5워와 승차가 7경기까지 벌어진 것 뿐만 아니라 8위 자리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내몰렸다. 휴식기 초반 쓴 -10의 승패 마진이 시즌 막판 연승 행진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했다.

롯데에게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주전 휴식 뿐만 아니라 앞선 10경기서 탄 상승세를 분석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흐름에 좌우되는 타선이나 시즌 초반 선발 야구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마운드를 책임졌던 불펜이 고비를 넘겨 체력을 회복한 시점에서 맞이한 휴식기, 흐름을 이어갈 무언가를 찾았어야 했다. 하지만 휴식기 때 롯데의 행보를 돌아보면 다른 팀과 특별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서머리그 초반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기를 주다 리그 재개 직전 주전급 선수들을 내보내면서 감각을 조율한게 전부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앞선 상승세로 얻은 자신감이었지만, 반대로는 안일함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부족했던 휴식기 이후에 대한 준비가 결국 9월 초까지 가을야구행을 위해 칼을 갈고 나온 타팀에게 밀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적극성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순간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 활약했던 박진형, 윤성빈이 무너진 시즌 초반 불펜 운영이나 포수, 3루수 공백 메우기 등이 대표적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의 부진도 결국 컨디션, 경기 감각 조율 실패 뿐만 아니라 적극성 부재를 생각해 볼 만하다.

모든 문제가 현장에서 발생한 건 아니다. 뒤늦게 펠릭스 듀브론트와 결별한 부분에선 프런트의 책임이 크다. 외국인 교체 시기가 한참 지난 뒤에야 부진을 이유로 듀브론트와 갈라선 부분은 과연 롯데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를 곱씹게 하는 부분이다. 가을야구가 목표였다면 현장에서 휴식기 동안 변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안을 찾아주는 결정이 필요했다. 롯데가 9월 중순부터 반전에 성공하고도 잔여 경기 막판까지 힘겹게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한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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