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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눈앞에서 승리 날린 넥센, LG패배가 더 뼈아픈 이유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9-13 12:01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3루 LG 이형종 타석때 3루주자 정주현이 넥센 김상수의 폭투를 노려 홈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2/

차라리 처음부터 힘의 차이를 보이며졌다면? 그랬다면 조금은 덜 아팠을까. 속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눈앞에 다잡은 듯 했던 승리를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지 못해 내준 것보다는 아쉬움의 농도가 옅었을 것이다. 그만큼 넥센 히어로즈의 12일 잠실 LG전 역전 끝내기 패배는 여러 모로 충격적이었다.

몇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일단 끝내 '트윈스 포비아'를 지우지 못했다. 올해 넥센은 LG를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했다. 아무리 연승을 하고 있어도, 초반에 분위기를 잡거나 경기 중반 뒤집어도 결국 승리는 LG에 헌납하곤 했다. 결국 이로 인해 상대전적에서 크게 밀렸다. 이날 패배로 5승11패가 됐다. 그나마 시즌 막판 들어 승리하는 경우가 종종 나오며 포비아에서 벗어나는 듯 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상대전적에서 이렇게 밀리면 포스트시즌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LG는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넥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파트너가 될 것 같다. 물론 LG가 4위, 넥센이 5위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를 수도 있다. 두 팀의 경기 차는 이제 다시 1.5경기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6위 삼성 라이온즈와 5위 LG의 승차도 3경기라 아직 안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현재까지는 넥센과 LG가 치열하게 4위 싸움을 하다 4, 5위 자리를 나눠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넥센은 정규시즌의 일방적 열세가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혹시라도 5위로 내려앉은 채 포스트시즌에 오른다면 더 큰 부담감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결국 12일 패배로 넥센이 입은 손해는 이루 말할 수도 없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LG 박지규의 기습번트를 수비하던 넥센 이보근이 공을 떨어뜨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2/
더구나 이 패배의 원인이 또 다시 믿었던 마무리 김상수가 흔들리며 발생했다는 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런데 이날은 특이하게도 적시타를 얻어 맞아 역전을 내준 게 아니었다. 8회말에는 보기 드문 패스트볼로 점수를 내줬다. 1사 2, 3루에서 포수 김재현이 빠른 공을 요구했는데 김상수는 커브를 던졌다. 누구의 실수든 서로 사인이 맞지 않았다. 결국 이걸로 안타 없이 3-4로 추격점을 허용했다.

그러더니 9회말에는 또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1사 3루. 이형종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며 3루에 있던 정주현에게 동점 득점을 허용한 것이다. 김상수와 김재현 모두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다. 상대 타자와의 힘대결에서 밀린 것보다 이렇게 사소한 호흡의 불일치와 부주의로 진 게 더 나쁜 패배다. 때문에 장정석 감독이 이 부분을 어떻게 콘트롤 할 지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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